현대건설은 16일 부산 구덕체육관에서 속개된 2003삼성화재 애니카 한국배구슈퍼리그 1차 리그 여자부 경기에서 풀세트 듀스까지 이어진 2시간의 접전 끝에 센터 장소연(18점·4블로킹)의 활약으로 LG 정유를 3-2로 물리쳤다.
장소연은 공, 수에 걸친 분전으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데 이어 5세트 14-14에서 연속 3득점해 역전승의 주역이 됐다.
도로공사(3승1패)의 무패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던 현대건설은 이로써 4승1패로 단독 선두에 나섰고 다잡은 승리를 아깝게 놓친 LG 정유는 1승4패가 됐다.
현대로선 `세터 놀음'에 울고 웃은 경기였다.
현대는 LG의 `돌아온 세터' 이수정의 농익은 토스워크를 읽지 못해 먼저 두 세트를 내줬지만 이후 장소연과 정대영(8점·4블로킹) 등 센터진의 블로킹 타이밍이 맞아 떨어지면서 승부의 흐름을 돌리는 데 성공했다.
경기 초반은 이수정을 앞세운 LG의 일방적인 페이스였다.
지난 98년 한일합섬 해체와 함께 은퇴했다가 김철용 감독의 권유로 5년 만에 코트에 복귀한 이수정은 자로잰 듯 정확하고 다양한 토스로 최강 현대의 블로킹을 농락, LG가 먼저 두 세트를 따내는 데 기여했다.
상대 블로커를 따돌리는 이수정의 토스는 실업 2년차 센터 손현과 레프트 이정옥에게 노마크 찬스를 열고 노장 듀오 정선혜(23점)와 김성희(21점)의 좌, 우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러나 LG의 기세는 3세트를 넘지 못했다.
이수정의 토스가 현대의 센터진에 읽히자 전세는 현대 쪽으로 급격히 기울기 시작했다.
3세트를 25-18로 잡고 전열을 정비한 현대는 LG의 막판 저항을 뿌리치고 4세트를 듀스 끝에 따낸 데 이어 5세트도 구민정(20점)과 장소연의 활약으로 17-15로 맺어 힘든 고비를 넘겼다.
LG는 5세트 11-14에서 강혜미와 구민정의 잇단 범실로 듀스를 이뤘지만 장소연에게 이동속공과 연타를 허용한 뒤 이정옥의 오픈스파이크가 장소연의 두 손에 걸려 아쉬움을 삼켜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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