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우리는 성관계를 갖다 상대의 배 위에서 숨지는 것을 `복상사(腹上死)'라고 한다. 듣기에 흉한 말일지는 모르나 엄연히 국어사전에도 `잠자리를 하다가 남자가 갑자기 여자의 배 위에서 돈사(頓死)하는 일'이라고 적고 있다. 물론 외국에도 이같은 말이 있다. 중국에서는 `상마풍(上馬風)'이라고 칭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달콤한 죽음'이라는 뜻으로 `Sweet Death'라 말한다. 또한 영국에서는 `안장에서의 죽음'이라는 뜻으로 `Death in the saddle'라고 부른다. 이렇게 놓고 보면 아마도 우리의 표현이 전 세계에서 그래도 가장 정확한 표현인 것 같다. 그런데 최근 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정상적인 부부관계에서는 거의 복상사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매춘부와 관계를 갖거나 첩과의 관계 또는 숨겨놓은 애인과 관계를 갖다 복상사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부적절한 관계이다 보니 빠른 시간에 최고조의 쾌락을 꿈꾸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심장에 주는 영향은 치명적일 게다. 한마디로 지나치게 흥분하면 심장에 과부하가 걸리고 혈압이 높아진 상황에서 혈관가운데 가장 약한 뇌혈관이 터져 사망에 이르게 된다는 얘기다. 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우리나라에도 복상사로 보이는 변사체의 부검의뢰가 월 3∼4구에 달한다는 분석결과를 내놔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즉 성개방 풍조가 확산되면서 불륜이 늘고 있다는 지적과도 일맥상통한다니 한번쯤 되집고 넘어갈 사안이라 하겠다. 게다가 40대가 가장 많고 남녀의 성비가 비슷한 추세라니 이쯤 되면 문란한 성문화에 따른 또하나의 부작용이 아닐 수 없다 하겠다. 여성들의 복상사가 늘어나는 것은 여성들의 능동적 성태도를 반영하는 것이라니 고금의 세태가 너무도 상반된 데 대해 또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쾌락을 위해 인륜도 뒤로 하고 목숨도 마다하지 않는 인간, 그래서 인간은 자신 사후(死後)의 거처에 대해 늘 고민하는지도 모른다. 그것도 모자라 인간은 오늘도 정력을 찾는다며 생(生)의 상당한 시간을 보신에 정성을 쏟고 있다. 그래서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면도 늘 인간답게 살지 못하는 지도 모르겠다.
(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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