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위기에 놓였던 아마야구가 새로운 회장을 추대하고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행정 통합 작업을 벌이게 됐다.

대한야구협회는 17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대의원 총회를 열고 공석중인 협회장으로 KBO가 추천한 이내흔 현대통신산업 회장을 만장일치로 추대했다.

이에 따라 협회는 지난 해 1월 사임한 고익동 회장이후 1년여 만에 수장을 맞았으며 신임 이내흔 회장은 2005년 1월까지 잔여 임기를 채우게 됐다.

23일 신라호텔에서 취임식을 가질 예정인 이내흔 신임 회장은 새 집행부를 구성해 KBO와 긴밀한 협조관계를 맺으며 아마야구 재건에 나설 예정이다.

이 회장은 또 협회가 안정을 찾게 되면 행정과 자금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단법인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KBO는 자신들이 추천했던 이내흔 회장이 선임됨에 따라 연간 10억원을 아마야구 발전기금을 지원해 운영 자금난을 해소하고 이상현 운영팀장을 협회 사무국장으로 내정하는 등 일부 사무국 직원까지 파견할 계획이다.

야구협회는 82년 프로야구가 출범한 뒤 오랜 기간 KBO와 반목과 불신을 거듭했으며 95년에는 선수 스카우트를 둘러싸고 법정소송까지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2000년말 정몽윤 회장이 물러난 뒤 심각한 자금난에 허덕이기 시작했고 후임이었던 고익동 회장마저 지난 해 1월 사의를 표명, 아마야구의 수장이 공석이됐다.

지난 해 5월에는 KBO와 행정 통합방안이 제기되면서 이내흔 회장이 추대안이 이사회에서는 통과됐지만 정작 대의원 총회에서 일부 대의원들이 `밥그릇 챙기기'를 주장하는 바람에 부결됐다.

협회는 이후 김희련 전무이사의 주도아래 아마야구를 관장했지만 운영자금이 없어 야구발전기금에서 3억원 가량을 잠식했고 지난 해 부산아시안게임과 쿠바에서 열린 대륙간컵 등 국제대회에는 KBO로부터 약 4억원을 지원받아 출전했었다.

더이상 버틸 여력이 없어진 협회는 일선 학교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기금 사용에 반대의 목소리마저 높아지자 1년만에 이내흔 회장을 재추대하게 됐다.

그러나 이날 총회에서도 제 몫 챙기기에 나선 일부 대의원들이 신임 회장을 압박하는 태도를 보여 이내흔 회장이 협회의 주도권을 장악하는 데는 적지않은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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