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에 살고 싶은 모든 이들의 꿈

이 세상에는 과연 낙원이 존재할까? 그리고 그 낙원을 발견했다면 정말 행복할 수 있을까? 이 두 가지의 해답을 모두 얻을 수 있는 영화 '비치'. 처음 우리에게는 영화자체보다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이라는 것에 더 초점이 맞춰졌지만 영화를 본 사람들이라면 그 영화 속의 배경이 어딘지 모두 궁금해한다. 분명 영화 세트는 아닌 것 같지만 이 세계의 존재하는 곳이라는 것 또한 믿기가 어렵다. 저렇게 완벽한 아름다움을 가진 곳이 있다니… 복잡하고 이기적이 되어 가는 사회에 염증을 느끼는 사람들은 이런 곳에서 살았으면 하고 한번쯤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꿈이 아니다. 이곳은 영화 속에서만 존재하는 곳이 아닌 실제로 이 지구상에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바로 태국의 아름다운 섬 푸켓이다.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푸켓의 피피섬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낙원이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니…
이 영화에서는 낙원처럼 아름다운 곳은 존재하지만 그 안에서 사람들은 행복할 수 없음을 알려준다. 왜? 이미 사람들은 문명의 노예가 되었기에 때문이다. 아무 것도 갖추어지지 않은 에덴동산에서도 이브가 뱀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것처럼…
결국 이 세상의 낙원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결론지어 지지만 한가지 여운을 남긴다. 디카프리오의 마지막 대사 "난 여전히 낙원을 믿지만 찾는다고 발견되는 곳이 아님을 안다. 실존하지 않기 때문이다. 당신이 낙원이라 느끼면 그곳이 바로 낙원이다."라고.

이 세상엔 완전한 낙원이란 없다

리차드(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모험과 게임을 즐기는 청년으로 태국으로 배낭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혼란스럽고 어지러운 방콕의 거리를 거닐며 '이제 우리가 갈 곳은 어디에도 남아있지 않다'고 절망해 한다. 그러던 중 싸구려 호텔에서 프랑스에서 온 연인 '에띠엔'과 '프랑소와즈,' 마약에 찌든 '대피'를 만나게 되고 '대피'에게 어느 섬의 비밀을 듣는다. 리차드는 처음엔 믿지 않지만 섬의 지도를 남기고 자살한 대피를 보고 그곳에 가기로 마음먹는다. '에띠엔'과 '프랑소와즈'를 설득해 섬으로 향하는 세 사람은 모두 흥분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마침내 도착한 비밀의 섬. 낙원이라고 불리는 이 섬은 분명 그들이 꿈꾸던 파라다이스였다. 대마초가 천지에 깔려 있고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만이 살아 숨쉬는 섬. 하얀 파우더 같은 백사장과 병풍처럼 쳐져있는 높은 절벽 속에 갇혀진 그들만의 바다. 옥색의 투명한 바다 색… 과연 낙원은 정말 존재했단 말인가. 이미 그곳에서 정착을 시작했던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되는 세 사람은 한없이 행복하기만 하다. 한 동한 꿈같은 쾌락에 빠지며 점점 외부의 세계와 과거의 자신조차 잊어버리게 되는 리차드. 그는 점점 그런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조금씩 미쳐간다. 그리고 그들의 바다에 상어가 출몰하여 사망자가 생기고, 섬에 오기 전 친구들에게 남겨두었던 지도 복사본이 발단이 되어 낙원의 평화는 깨지기 시작한다. 결국 원주민들에게 추방되는 이들은 다시 일상생활 속으로 돌아오게 되지만 리차드는 또 다시 낙원을 꿈꾼다.

비밀의 섬 주인공 푸켓

푸켓은 영화와 인연이 많다. 처음 푸켓이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된 것도 영화 '007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를 통해서다. 그래서 태국정부는 헐리웃 영화촬영이라면 선뜻 허락을 내어 준다. 전 세계로 태국의 아름다운 섬과 해변을 홍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효과도 영화만큼 확실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생각은 정확했다.
촬영 지였던 피피섬은 물론이고 푸켓의 해변 '수린 비치', 영화의 폭포장면이 촬영되었던 '카오 야이' 국립공원, 방콕의 모습을 촬영했던 '끄라비' 등이 벌써 소문을 듣고 찾아온 관광객들로 가득 찼고 '레오나르도 투어'라 해서 촬영 장소를 돌아다니는 이색 투어가 생겼을 정도다.
하지만 부정적인 시각도 있었다. 환경론자들이 벌이는 '안티 비치'가 바로 그것인데 이 영화로 인해 피피섬의 자연이 파괴되었다는 것이다. 사실 영화 제작자였던 '20세기 폭스사'는 이 영화의 알맞은 모습을 위해 이곳의 모습을 변화시켰다. 60그루의 야자수를 심고 이곳의 완만한 해변의 모래를 파내어 경사가 지도록 했기 때문이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든다. 이 세상의 낙원이 존재한다고 해도 사람들이 그 곳을 발견한 순간부터 그곳은 이미 낙원이 아니라는 사실… 결국 낙원은 사람들에게 발견되지 않는 곳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원한 꿈처럼 사람들의 머릿속이나 마음속에 존재하는 곳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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