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열린우리당·고양 일산동구 국회의원) 총리가 13일 예정돼 있던 고양지역 수해 방문 일정을 갑자기 취소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전반적인 피해상황을 조금더 지켜보자는 판단하에 일단 방문 계획을 취소했으며 향후 상황에 따라 방문 일정을 다시 잡을지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며 "현재 2차 협상이 진행중인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등 현안이 산적해 있는 점도 감안됐다"고 밝혔다.
 
앞서 총리실은 전날 수해 지역 방문 계획을 13일 일정에 고양 일산방문을 급히 추가했다.  한 총리는 이날 오후 도봉동 노인 일자리 현장을 방문한 뒤 곧이어 고양 수해 지역을 찾아 직접 피해상황을 점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한 총리가 갑작스레 일정을 변경한데는 이번 집중호우의 최대 피해지역인 고양시 일산 인근이 공교롭게 한 총리의 지역구여서 행여라도 `지역구를 챙긴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게 작용했다는 후문.
 
실제로 총리실은 이날 아침까지 현장방문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한 끝에 없던 일로 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일산 지역을 가자니 괜한 정치적 오해를 받을 수 있을 것 같고, 그렇다고 가장 피해가 많은 지역을 놔두고 다른 곳을 가는 것도 모양새가 이상해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았다"고 전했다.
 
한 총리의 지역구는 고양 일산 동구로 관내 마두역 등이 물에 잠기는 등 이번 집중호우로 적지 않은 피해가 발생했다.
 
한 총리는 직접 현장을 찾지 않는 대신 이날 오전 이용섭 행자부 장관을 고양시 피해 현장에 보내 주택 침수 등 현장 상황을 둘러보고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도록 했다.
 
한 총리는 이날 오후 노인 일자리 현장 방문 일정은 예정대로 소화했다.
 
한 총리의 갑작스런 수해 지역 방문 일정 취소에 대해 일각에서는 총리실이 여론을 의식해 지나치게 몸조심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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