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 신선우, 포워드 김동광.정덕화, 가드 이상윤.최인선...

왕년의 스타 선수였던 감독들이 벤치가 아닌 코트에 직접 나서 플레이하는 이색적인 광경이 펼쳐진다.

바로 한국농구연맹(KBL)이 올스타전 행사 가운데 하나로 25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코칭스태프들과 프로농구 명예홍보위원 손지창이 이끄는 연예인 농구단 '베니카'의 맞대결을 이벤트로 준비한 것.

한창 순위 싸움에 열중이던 감독들도 이날 만큼은 잠시 지휘봉을 놓고 농구팬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기 위해 나선다.

연세대 74학번 동기생인 최희암 울산 모비스 감독과 신선우 전주 KCC 감독은 최근 플레이오프 진출 여부를 놓고 사활을 건 싸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도 이날 만큼은 옛날 한솥밥을 먹던 추억을 떠올리며 오랜만에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감독 가운데 이날을 가장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안양 SBS의 정덕화(41)감독.

80년대 '수비도사'라고 불렸던 정덕화 감독은 비교적 젊은 나이답게 최근까지도 선수들과 함께 뛸 정도로 체력을 유지하고 있어 반드시 팀을 승리로 이끌겠다는 각오로 가득 차 있다.

정 감독은 "원래 포워드를 봤지만 만약 필요하다면 센터도 해야하는 것 아니겠냐"며 "팬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는 의미에서 재미있는 게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날 승부에서는 '감독'들의 부상이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재학 인천SK 감독은 "다리가 아파서 아예 못 뛸 것 같다"고 말하고 있고 신선우 KCC 감독도 "수술한 무릎이 좋지 않아 많이는 못뛸 것 같다"며 "하지만 몇 분만이라도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슈팅가드로 출전할 예정인 이상윤 여수 코리아텐더 감독 대행은 최근 이날 시합을 대비해 선수들과 슈팅 연습을 하다가 그만 무릎에 물이 찼고 전창진 원주 TG 감독도 허리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때문에 농구연맹은 쿼터 당 시간을 6분으로 줄였고 주로 코치들이 주전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동양의 이인규 코치는 지난 시즌까지 현역 선수로 직접 뛴 바 있고 유도훈 KCC코치도 지난 '99-2000 시즌까지 플레잉코치로 코트를 누빈 바 있어 가장 현역 시절에 가까운 실력을 뽐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들에 맞서는 '베니카'는 개인기에서는 다소 뒤지지만 일주일에 한 차례씩 연습을 해온데다 체력면에서 많이 앞서기 때문에 명승부를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연예인 농구팀 매니저 이장우씨는 "프로팀 선수들한테 감독들이 슛 쏘면 거의 다 들어간다고 들었다"며 완패를 우려하고 있다.

반면 최인선 서울SK 감독 "내가 기아 시절 `마지막 승부'라는 드라마를 찍을 때 손지창 등에게 농구 지도를 하기도 했었는데 실력이 만만치는 않다"고 상대팀을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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