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개발연구원장으로 좌승희(60) 전 한국경제연구원장이 취임했다.
 
경기개발연구원은 도와 시·군의 정책현안과 제도 개선 등에 대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연구와 조사 분석을 통해 지역단위의 정책을 개발·제시함으로써 도와 시·군이 지향하는 지역경쟁력 및 주민의 삶의 질 제고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경기도 산하단체다.
 
좌 원장은 본보와 창간 18주년기념 인터뷰에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그 동안 경기도의 각종 정책현안과 제도 개선 등의 부분에서 경기개발연구원의 활약은 대단했다”며 “앞으로 경기도의 각종 문제를 국가적인 이슈로 확대시키는 것은 물론 연구 활동을 강화해 좋은 성과를 올릴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그는 “경기도 발전을 위해 그 동안 추진해온 개발사업과 정부의 수도권규제를 푸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좌 원장은 국가균형발전론에 대해 “이상과 명분에 사로잡힌 이념에 불과하다”며 자신의 최근 저서 `신국부론'에서 언급한 내용을 소개하며 꼬집었다.
 
그는 “세계 모든 경제학자가 균형발전을 이상으로 추구하고 있으나 이는 정치논리일 뿐 경제논리로는 달성하기 어렵다”며 “수도권과 지방이 동등하게 발전을 해서 비슷비슷한 생활수준을 누릴 수 있으면 좋겠지만 세상의 이치는 잘 되는 지역도 있고 안 되는 지역도 있는 만큼 `앞서가는 사람 발목잡는 식'의 정책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수도권은 대한민국의 역동성을 만드는 핵심인데 타 지방과 골고루 발전하는 것이 가능하냐”며 “정부는 수도권 규제를 하기에 앞서 지방을 어떻게 육성할지 고민하고 뒤따라오는 지역이 어디가 부족한지 알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규제에 따른 복안에 대해 “도가 지금까지 잘 돼 온 것은 서울이 잘 됐기 때문”이라고 말한 뒤 “경기도와 서울 등 수도권이 발전해야 지방도 발전할 수 있는 것이고 균형발전을 위해 수도권 규제는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좌 원장은 최근 김문수 경기지사의 대(大) 수도론 주장을 비수도권 13개 지방자치단체가 반발하고 있는 것과 관련, “비수도권 자치단체끼리 모인다고 해도 서로 이해관계가 다르고 여기서도 1등부터 13등까지 나올 것”이라며 “13개 시·도를 동시에 발전시킬 수 없기에 국가발전에 도움이 될 만한 거점을 선정해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대 수도론에 대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자치단체가 서로 인위적인 경계를 헐어 함께 공생하자는 의미인데 `대 수도'란 용어로 포장되면서 오해가 생긴 것 같다”며 “앞으로 이런 오해들이 불식되도록 연구원에서는 올바른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좌 원장은 경기도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수도권 규제완화에 대해 “정치적 판단은 지사가 할 것이고 연구원에서는 국가발전을 위해 국가와 경기도가 어떻게 협력하고 개선할 것인지에 대한 밑그림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앞으로 우리는 국가발전의 소스를 해외에서 찾아야 하고 따라서 경기도는 경쟁력 있는 외국자본을 타깃으로 삼아 적극 유치해야 한다”며 “국내에서 내자유치 경쟁을 벌이는 것은 제로섬 게임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 소감은.
 
▶경기도의 가는 길은 나의 소신과 철학 믿음과 같다. 경기개발연구원은 그 동안 경기도의 문제를 다루면서 큰 성과를 거뒀다.

앞으로 경기도 문제를 선도하는 이곳 경기개발연구원에서 연구 활동 등을 확대,  큰 성과를 올릴 계획이다.
 
-경기개발연구원 운영 방향은.
 
▶경기개발연구원이 도나 시·군에서 하는 일에 올바른 비전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겠다. 또 경기도뿐만 아니라 다른 지방자치단체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협력관계도 갖춰 나가겠다. 기구 확대까지는 아직 생각 못해봤다. 주어진 인력을 갖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비전을 제시하도록 하겠다.
 
-외자유치 등 경기도 경제 회생 방안은.
 
▶경기도뿐만 아니라 전국 시·도 모두가 경제 회생을 위해 세계의 경쟁력 있는 자본을 끌어들여야 한다. 정부에 예산 지원만 요청할 것이 아니라 해외로 나가 외자를 적극 유치해 지역발전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시·도지사가 목표를 설정, 외자유치를 해야 하며 특히, 적극 나서서 원하는 기업을 모셔 오겠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일단 경기도에 들어온 기업은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지역에 기여를 하게 마련이다.
 
-현 정부의 국가균형발전론에 대해 쓴소리를 그 동안 많이 하셨는데.
 
▶한국을 포함한 개발도상국들은 대부분 `평등주의'라는 함정에 빠져 퇴보하고 있다.
 
경제·사회발전이란 국가의 모든 분야에서 `성공하는 국민들'이 양산되는 과정이며, 흥하는 나라와 망하는 나라의 차이 또한 여기에 있다. 성장의 장기정체에 빠져있는 우리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관치에 의한 평등화나 차별화가 아닌 `시장에 의한 차별화'를 앞당겨야 한다. 특히 국민을 부자와 빈자, 기득권층과 비 기득권층으로 나눠 전자를 폄하하고 후자를 우대하는 `어설픈 평등주의 전략'에서 벗어나야 한다.
 
따라서 `발전친화적인 리더'가 더욱 필요하다. `경제·사회발전의 리더십은 스스로 노력해 성공하는 경제·사회 주체들을 우대할 줄 아는 차별화 리더십이다. `잘되는 놈 발목 잡지 말고 서로 잘 되도록 이끌어야 한다'는 얘기다.
 
-끝으로 김문수 지사가 추진하고 있는 팔당호 수질 관련 사업에 대한 견해는.
 
▶해당 부분에 대해 전문가가 아니기에 개인적인 견해는 말할 수는 없지만 학계에서의 검토결과와 김 지사의 적절한 판단이 사업진행 여부의 결과가 결정될 것으로 본다.

이에 경기개발연구원도 사업에 따른 정확한 연구원의 검토결과를 제시할 수 있도록 하겠다.
 

〈좌승희 원장 약력〉
▶1947년 북제주 출생.

▶66년 제주제일고 졸/ 71년 서울대 경제학과 졸/ 75년 서울대 대학원 졸 / 82년 경제학박사(미국 UCLA)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장, 한국금융학회 부회장, 국제자유도시포럼 공동의장(현)/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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