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기쁨에 큰 걱정'

쇼트트랙을 제외한 동계종목 국제종합대회에서 사상 최초로 정상에 오른 `설천군단'의 실태를 여실히 대변하는 말이다.

동계 U대회 스키점프에서 금밭을 일군 선수들을 배출한 전북 무주군 설천초.중고팀이 선수 기근으로 고사 위기를 맞고 있다.

이번 동계 U대회 스키점프 K-90m 개인 및 단체전에서 우승한 강칠구(19.설천고3년)를 비롯한 최흥철(22.한체대 3년), 최용직(21.한체대 2년), 김현기(20.한체대 2년) 등 4명의 선수는 설천초.중.고에서 한솥밭을 먹던 사이로 전형적인 초.중.고 연계시스템에서 조련된 막강 라인.

하지만 설천고에 재학중인 강칠구가 올 3월 대학에 진학하면 이 학교에는 2학년 현영구(17) 선수 한 명만 남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그동안 설천고에 선수를 공급해온 설천중과 설천초교의 스키점프 선수도 전무한 상태여서 1년 후면 설천군단의 맥이 끊기게 된다.

국내에서 단 한 곳 밖에 없는 스키점프 선수단이 고사 위기에 처한 것은 비인기 종목의 설움과 불투명한 진로문제로 학생들이 이 종목 입문을 꺼리기 때문이다.

더욱이 스키점프는 자세와 균형감각이 무엇보다 중요해 어렸을 때부터 체계적인 훈련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유망선수나 학부모들은 일찍부터 활강이나 회전,바이애슬론 등 정책종목이나 인기종목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체전 종목인 바이애슬론은 설천중에 4명, 설천고에 10여명의 선수가 있는데 반해 비체전 종목으로 재정지원을 받지 못하는 스키점프 선수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또 바이애슬론은 강원 횡성군청과 무주군청 등 3-4곳에 실업팀이 있으나 스키점프 실업팀은 단 한곳도 없다.

협회 등록선수가 미국 2천여명, 일본 1천여명인 점을 감안하면 통틀어 10여명에 불과한 한국 스키점프가 동계 U대회를 제패한 것은 `기적'에 가까운 성과다.

설천중 스키점프 장순돈(41) 감독은 "선진국에서 인기종목으로 각광받고 있는 스키점프는 동양인 체격에도 맞기 때문에 집중적인 훈련과 지원만 이뤄진다면 세계정상권 도약은 어렵지 않다"면서 "우수선수를 조기 발굴해 체계적으로 지도할 수 있도록 정부 당국이 관심을 갖고 적극 지원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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