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복잡한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한번에 풀고, 수준 높은 문화예술 공연도 감상할 수 있는 곳. 오염되지 않은 천혜의 자연과 접하며, 아이들에게 민족의 영광과 좌절을 가르칠 수 도 있는 곳.

이번 주말, 대한민국의 문화예술 거점도시로 발돋움하며 관광 안성의 기치를 내건 안성시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시티투어 버스에 몸을 싣고 안성문화기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안성시티투어 버스에 몸을 실으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민적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전 세계에 유명세를 떨치며 한국을 알리는 문화사절 역할을 하고 있는 시립 남사당풍물단의 수준 높은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또 우리 전통 춤 10여 가지가 저마다 뿜어내는 각기 다른 아름다움을 마음껏 감상할 수도 있으며 `안성맞춤’이란 말을 유래시킬 정도로 유명한 명품 `안성유기’의 찬란함도 눈을 끈다.

무엇보다 전국 3대 항쟁지로 손꼽힐 만큼 일제에 극렬히 대항하며 이틀간 일제를 몰아냈던 순국선열들의 호국정신과 민족의 애증의 역사도 자녀들에게 가르칠 수 있다.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오염되지 않은 천혜의 자연, 그 가운데 고즈넉한 언덕에 자리잡은 사찰들, 토요일마다 떠나는 안성문화기행! 안성시티투어의 코스를 함께 따라가 보자.

▶안성맞춤박물관 = 안성시 내리 중앙대학교 안성 캠퍼스 입구에 위치해 있다.

안성맞춤박물관은 `안성맞춤’으로 유명한 유기를 중심으로 안성의 풍부하고 다양한 문화유산을 함께 접할 수 있는 테마박물관이다.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로 유기전시실과 영상실, 기획전시실, 향토사료관 등을 갖추고 있다. 눈여겨 볼만한 것은 유기전시실로 안성 유기의 역사와 제작기법, 제작과정 등을 한눈에 알아 볼 수 있다.

또 각종 유기를 유형별로 분류해 전시해 놓았으며 제기, 반상기, 무구 등 우리들이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다양한 유기제품들도 전시되어 있다.

박물관 내부에는 각 코너별로 터치스크린을 설치, 영상과 안내음성을 들을 수 있어 안성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향토사료실에는 안성의 과거 모습을 담은 각종 기록사진들과 유물이 다량 전시되어 있어 안성의 과거와 현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3·1운동기념관 = 평안북도 의주, 황해도 수안과 더불어 전국 3대 항쟁지로 알려진 안성에서 일어난 독립운동은 민족대표 33인의 재판에도 원용될 만큼 격렬했던 실력항쟁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다른 지역과 연결, 조직적으로 진행된 것이 아닌, 순수 농민들이 주축이 되어 전 지역민이 참여한 운동으로, 이틀간 일제를 몰아내고 이틀간의 해방을 이루었다는 데에 큰 의의를 두고 있다.

이처럼 자신의 목숨을 초개와 같이 여기며 독립을 위해 쓰러져 간 순국선열들의 희생정신과 독립정신을 후세에 알리기 위해 지역의 성역화 사업의 일환으로 건립됐다.

내부에는 3·1운동의 역사가 담긴 각종 사진과 당시 사용된 태극기 등 각종 유품이 전시되어 있으며 DVD실에서는 3·1운동 관련 영상물을 감상할 수 있다.

또 각종 고문 도구와 태형 틀 등도 전시되어 있고 광복사에는 순국선열 220인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무엇보다 이곳에서는 탁본, 혈서, 고문과 같은 각종 체험코너가 코너가 마련되어 있어 3·1운동 당시 선조들이 겪었던 고통도 간접 체험할 수 있다.

또 매주 일요일, 3·1운동을 주제로 한 `2일간의 해방’ 퍼포먼스를 50여 분간 상설 공연하고 있으며 최근 화제가 된 만세를 부르는 듯한 대리석 형상도 감상할 수 있다.

▶미리내 성지 = 우리말로 은하수를 뜻하는 순 우리말을 가진 국내 최대의 천주교 성지다.

신우박해와 기해박해 당시 경기도와 충청지역 신자들이 하나둘씩 모여 들면서 이들이 피운 불빛이 은하수처럼 보인다 해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이 성역화 된 것은 국내 최초의 신부로 사제 서품을 받아 천주교를 전파하다 숨진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가 이곳에 묻혔기 때문.

김대건 신부는 1845년 페레옴 주교와 함께 비밀리에 입국, 서울과 지방을 순회하며 천주교를 전파하다 신분이 탄로나 체포되어 46년 새남터에서 참수형을 당한다. 이민식이라는 소년이 관리들의 눈을 피해 김 신부의 주검을 이곳까지 옮겨 왔다고 전해진다.

이 소년은 200여 리나 떨어진 이곳까지 와서 자신의 선산에 김 신부의 묘를 세웠다.

1901년 김 신부의 유해는 용산에 위치한 예수성심 신학교 성당으로 옮겨졌으나 1928년 김 신부의 묘가 있던 자리에 작은 건물이 세워지기 시작했다.

이후 김 신부의 석상과 현재의 미리내 성당이 지어지는 등 본격적으로 성지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국내 최대 천주교 성지로, 기도하는 성지로도 알려진 이곳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모든 이들은 신앙의 숭고함에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다고 말한다.

▶태평무전수관 = 태평무는 풍년과 나라의 태평성대를 축복하며 왕과 왕비가 춤을 춘다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발짓춤’이라고도 한다.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29호로 지정된 태평무는 한국 근대무용의 맥을 이었던 고 한성준 선생에 의해 완성됐으며 이후 강선영 선생에 의해 전수되고 있다.

경쾌하고 화려한 당의와 다양한 무속장단, 그 장단에 맞춘 특이한 발짓춤이 일품으로 손놀림이 우아하고 섬세하며 절도가 있어 우리 전통 춤 가운데 가장 기교적이라 할 수 있다.

또 낙궁, 터벌림, 섭채, 올림채, 도살풀이, 자진도살풀이 등 우리 민속 음악의 대표적인 가락과 장단이 어루러져 매우 독특하고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태평무의 특징은 춤의 주제가 개인의 감정이나 정서의 표현에 있지 않고 조정의 공덕을 칭송하거나 군왕의 장수 등을 기원하는 데 있다.

이러한 까닭에 담담하면서도 유유한 장단과 우아한 춤가락이 자랑으로, 한마디로 기품 있는 궁중무용이라 표현해도 무관하다.

전수관에서는 매주 토요일 상설무대를 열어 태평무를 비롯해 북춤, 바라춤, 즉흥무, 무당춤, 농악, 검무, 장고춤, 부채춤, 강강수월래 등 우리 전통무용의 화려한 춤사위와 신명나는 가락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이와 함께 영화 '왕의 남자'로 더욱 유명해진 안성시립남사당 단원들이 펼치는 아찔한 기예와 신명나는 풍물놀이에 빠져들 수 있다.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유명한 남사당 공연은 지난 올림픽과 독일 월드컵 등 크고 작은 국제대회나 축제에 한국을 대표해 초청받아 공연할 만큼 국내외로 실력을 인정받아온 대한민국 대표 풍물단이다.

이들이 펼치는 남사당 여섯마당 완판과 보기에도 아찔한 어름(줄타기), 풍물단만이 보유한 7무동 등 차별화 된 국제 수준의 놀이마당이 펼쳐진다.

이밖에도 화려한 자연 경관과 어우러져 저마다의 은은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칠장사, 석남사, 청룡사 등 갖가지 전설을 간직한 사찰이 산재해 있다. 이에 안성을 찾으면 누구나 바닥이 보일 정도로 투명한 비취빛 호수가에 앉아 따뜻한 차한잔을 즐기며 마음의 여유를 가져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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