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일본의 동해 EEZ 해양탐사때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해양주권 수호임무를 완벽히 완수해 국민들의 아낌없는 성원을 받은 해양경찰과 독도지킴이 삼봉호(5001함)를 이제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다.

반세기의 역사를 가진 해양경찰이 최근 들어 이처럼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은 꼭 독도지킴이로서 눈부신 활약 때문만은 아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씨가 말랐던 홍어가 돌아오고 조기가 풍어를 이루고 꽃게잡이 배가 만선으로 입항하면서 불법 중국어선을 강력 단속, 황폐화된 우리 바다를 살려낸 `일등공신’ 해양경찰의 이미지가 급상승한 해양경찰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 주〉

해양경찰이 창설된 것은 한국전쟁 직후인 1953년 12월. 내무부 치안국 소속으로 당시 명칭은 `해양경찰대’였다. 그후 1991년이 돼서야 해양경찰청이 됐으며 소속은 경찰청이었다. 그러다 해양수산부 외청으로 독립한 게 1996년. 지난해 7월에 이르러서야 차관급기관으로 승격하고 올해 4월 4개 지방본부가 신설되면서 명실공히 종합해양법집행기관으로서 우뚝 섰다.

해경의 위상이 달라진 만큼이나 해경의 역할도 다양해지고 있다. 해경이 하는 일은 `Korea Coast Guard’라는 영문이름 그대로다. 독도지킴이로서 해양주권을 수호하고 불법 중국어선들로부터 우리 어민과 해양자원을 보호하는 일, 밀수·밀입국과 테러 등 해상치안, 해양사고 구조·구난, 해양오염사범 단속과 예방까지 바다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책임진다. 지난 6월에는 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 캐나다 등 북태평양 6개국 해상치안기관 최초로 우리나라 부산 수영만에서 해상테러를 예방하고 대응능력을 강화하는 합동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 해양경찰 활동상

해경 리브(RIB)가 비바람속 4m 파고를 헤치며 중국어선을 나포하는 `무용담’이 종종 방송을 타곤 하지만 실제 장면은 위험천만하기 이를 데 없다. 그야말로 쫓고 쫓기는, 목숨을 건 추격전 끝에 중국어선에 올라타고 그들을 제압한 결과인 것. 중국 금어기 기간이면 우리 EEZ를 넘어와 불법조업하다 나포된 중국어선들로 우리 항구가 온통 붉은 물결을 이룰 정도다.

실제 우리 EEZ 입어허가 중국어선 1천975척 중 보통 하루에 100여 척 정도가 우리 해역에서 불법조업을 하고 있고, 서해 NLL 이북해역에서도 200여 척 정도가 집단조업을 하다가 야간이나 기상악화를 틈타 남측으로 이동, 불법조업을 일삼는다.

해경의 단속을 피하려 야간이나 악천후에 넘어와 조업을 하기 때문에 불법 중국어선 추적은 늘 높은 파도와 비바람속, 그것도 한밤중에 목숨을 건 추격전으로 이어지곤 한다.

불법조업과 함께 해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범죄행위는 해경의 단속대상이다. 마약, 밀수·밀입국 등 국제성 범죄 적발은 기본이고, 중국산 짝퉁 수산물 단속, 외국인 선원의 인권을 보호하는 일까지 해상치안을 위협하는 사안을 적발하고 법집행을 하는 게 해경의 주요 업무인 것이다.

해경의 업무는 또한 대민 서비스다. 바다라는 활동무대, 바다를 생업의 터전으로 삼고 살아가는 어민이 주요한 고객이므로 중국어선들로부터 우리 해역과 해양자원을 보호해 어민들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것 말고도 조업 중 일어나는 조난사고 신속구조, 농무기나 태풍내습기 등 계절별 지역별 실정에 맞는 재해예방책을 세우는 것도 그렇다. 이와 함께 연안해역에서 수상레저를 즐기는 레저객 안전관리 역시 바다안전망을 촘촘히 짜는 일이다.

◇ 역점 추진사업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SOS 프로젝트 `안전한 바다만들기'의 올해 업그레이드 버전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바다 만들기’.

요즘같은 휴가철은 전국의 해수욕장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수상스키며 바다낚시 등 해양레저활동이 증가하는 시즌이라 해경도 일년 중 가장 바쁜 시기다. 특히 레저기구 사고는 지난 2001년부터 2005년까지 5년 사이 선박해양사고 147건 중 81건으로 55%를 차지할 정도로 연안사고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해경은 올해 육상의 패트롤카처럼 시속 90km 속력으로 달리는 연안해역 해상순찰·인명구조용 `해양경찰’ 수상오토바이와 고속제트보트를 45척이나 도입, 배치했다.

이와 함께 선박과 라이프재킷에 RFID를 활용, 수색구조에도 획기적 효율을 가져올 전망이다. 현재 어선에  RFID를 장착, 출입항 신고가 필요없는 `선박 프리패스’와 조난자 위치식별이 가능한 라이프재킷 RFID를 시범실시 중으로 성능 확인과 보완을 거쳐 단계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해경 파출소(출장소)의 주요 업무 중 하나는 선박 입·출항 신고. 선박 프리패스가 시행되면 신고시간이 단축되고, 레이더를 이용한 자동검색은 물론 수색범위가 기존 육안 500m에서 주·야간을 막론하고 10km까지 광범위 수색이 가능해져 신속구조를 할 수 있게 된다. 라이프재킷에 RFID를 장착할 경우 조난자의 위치확인이 빨라진다.

연안해역 안전관리와 함께 선박펀드를 활용해 대형 함정과 항공기를 증강하고 노후함정을 현대화·고속화해 한반도 먼바다까지 구난역량을 강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바다’가 실현되도록 한다는 게 해경의 야심찬 계획이다.

지난 6월 19일 제주항을 출항한 해경 3006함은 28일 말레이시아 페낭 해상에서 한·말련 해적대응 첫 합동훈련을 성공리 마치고 7월 5일 인도 첸나이로 이동해 첸나이해상에서의 한·인도 합동훈련을 펼쳤고, 싱가포르로 해역으로 이동해 12일 한·싱가포르 합동훈련을 실시했다. 이는 해적출몰이 잦은 말라카해협을 항행하는 우리 선박의 안전을 위해 말라카·인도양 연안국과 해적퇴치, 수색구조 등 합동작업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것. 특히 말라카는 우리나라 수출입 화물의 주요 수송항로로 우리 선박도 해적피해를 입는 곳이다.

깨끗한 바다를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한 활동도 연중 캠페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연안해역을 대청소하는 바다정화활동은 이미 파출소(출장소)의 일상적인 업무가 됐고 올 6월부터 폐기물 배출해역 중 오염도가 높은 구역에 일정기간 해양배출을 금지하는 ‘구역 휴식년제’를 도입, 시행 중이다.

또 어민들에게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소형어선들의 쓰레기 되가져오기운동 등 해양쓰레기 제로화운동을 해경은 연중캠페인으로 펼치고 있다. 이와 함께 해양오염사고 24시간 신고접수체제를 가동, 대형 오염사고의 보다 신속한 방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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