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망년회와 신년회, 그리고 설로 이어지는 술자리가 유난히 많은 요즘 평소 술을 즐기던 사람들조차 술자리가 부담스럽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술자리가 그렇듯 피하고 싶어도 업무상 피할 수 없는 자리다. 그렇다면 술자리도 지키면서 건강도 지킬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술을 마시면서 건강도 도움이 될 수 있게 적당히 그 정도를 넘치지 않는다면 그만이다. 예로부터 술은 잘 마시면 건강하고 잘못 마시면 패가망신한다고 했다.

오늘날 우리사회가 안고있는 큰 병폐 중 하나가 과음이다. 그렇다고 해서 세계보건기구에서 정한 음주량 하루 430~50g인 맥주 3잔을 정해놓고 마실 수 없어 답답하기만 하다. 그리고 전문가들도 술은 양과 상관없이 체내의 알코올이 분해되려면 최소한 48시간에서 72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적은 양을 마셔도 상습적으로 마시는 술이 폭음보다 더 해롭다고 한다.

우리의 음주문화 중 가장 나쁜 폐해는 술을 빨리 마시고 정신을 잃게 할 정도로 취하는 집단음주 악습이다. 이런 잘못된 술버릇은 지난날 사회전반에 만연된 군부와 정계 등을 중심으로 상명하복의 위계질서를 강화하고 조직에 일체감을 심어주기 위한 폭탄주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문제의 폭탄주는 지난 90년대 미국 항구 노동자들 사이에서 성행한 음주문화로 돈없이 술을 많이하고 빨리 취하기 위해 싸구려 위스키에 맥주를 혼합해 마신 것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더구나 술을 마시는 습관 중 능력을 과시 한답시고 알코올 도수 20%가 넘는 소주나 위스키 등을 `원샷'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자칫 위점막을 손상시켜 위염이나 위궤양을 유발할 수 있고 심할 경우 위천공까지 일으킬 수 있다. 이는 천천히 마실수록 뇌세포로 유입되는 알코올의 양을 줄이고 간에서 알코올을 분해하는데 부담이 적어지기 때문에서다.

최근 몇년새 우리의 잘못된 음주습관으로 한해동안 2만3천여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1인당 연간 술소비량이 맥주 6상자를 마셨다고 하니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거듭 말하지만 폭탄주는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술을 마시는 것이어서 뇌, 심장, 신경, 고환 등의 조직이 망가지고 대뇌 전두염의 기능마비가 쉽게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대명절인 설이 다가오고 있다. 술을 알고 마셔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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