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특급' 박찬호(29·텍사스 레인저스)가 팀의 기둥투수다운 위력적인 투구를 선보이며 3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박찬호는 3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의 앨링턴볼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동안 홈런 1개를 내줬지만 삼진 7개를 잡아내며 8안타 2볼넷 1실점으로 막아 팀의 7-2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달 24일 뉴욕 양키스전(6이닝 2실점)과 29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7이닝 2실점)에 이은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에 3자책점 이내)를 기록하는 안정된 구위로 승리를 따냈다.
 
특히 이들 3경기에서 모두 볼넷을 2개 미만으로 줄일 정도로 제구력이 안정된 것이 상승세의 원동력이 됐다.
 
시즌 7승6패. 앞으로 5경기정도 더 등판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 박찬호는 이로써 6시즌 연속 두자릿수 승리에 대한 전망도 한층 밝아졌다.
 
이날 114개의 공을 던져 76개를 스트라이크존에 꽂아넣는 공격적인 피칭이 돋보인 박찬호는 방어율도 6.60에서 6.29로 대폭 낮췄다.
 
이는 박찬호의 올시즌 최저 방어율.
 
지난달 중순까지 부상과 부진을 반복하며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된 이래 최악의 성적을 보였던 박찬호는 이로써 메이저리그 9년차의 중견 투수답게 슬기롭게 위기를 헤쳐나가 제 1선발의 자존심을 세운 것.
 
박찬호는 경기후 인터뷰에서 “부상으로 그토록 오래 던지지 못한 적이 없었고 이를 이해할 수 없었기에 상처도 입었었다”고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토로한 뒤 “이제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훨씬 나아졌고 좀 더 경기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텍사스의 제리 내런 감독도 “박찬호는 팀이 필요로할 때 큰 역할을 했다”며 에이스의 어깨에 힘을 실어줬다.
 
최근 6경기에서 모두 1회에 실점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던 박찬호는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은 교민들의 응원에 힘을 얻었는지 이날은 달랐다.
 
1사후 마크 로레타에게 중전 안타를 내주기는 했지만 상대 3, 4번인 랜스 버크만과 제프 배그웰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기세를 올렸다.
 
2회도 삼진 한개를 섞어가며 1안타 무실점으로 막은 박찬호는 3회 안타와 볼넷으로 2사 1, 2루의 위기에 처했지만 후속 타자를 외야 뜬공으로 잡아내 실점하지 않았다.
 
침묵하던 텍사스 타선도 3회말 터지며 박찬호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텍사스는 3회 루벤 리베라의 재치있는 기습번트 안타를 시작으로 연속 4안타를 몰아치며 가볍게 2점을 뽑았고 박찬호가 4회를 볼넷 1개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막자 공수교대 후 케빈 멘치의 적시 2루타로 2점을 더 도망갔다.
 
5회를 삼자 범퇴로 넘긴 박찬호는 6회 최대 위기를 맞았지만 오히려 더욱 노련해진 그의 능력을 보여준 `기회'였다.
 
박찬호는 첫 두 타자에게 연속으로 좌전안타를 맞은 데 이어 올랜도 멀시드의 빗맞은 타구가 내야 안타가 되면서 무사 만루의 위기에 몰린 것.
 
하지만 브래드 오스모스를 삼진으로 처리한 박찬호는 제프 블럼을 9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2루 땅볼로 유도, 병살타를 만들어내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텍사스가 6회 한 점을 더 보태 5-0으로 앞서자 박찬호는 방심했는지 7회 1사후 9번 앨런 진터에게 가운데 담을 넘어가는 1점 홈런을 내주며 첫 실점했고 2사후 로레타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한 뒤 아쉽게 리치 로드리게스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로드리게스가 추가 실점없이 막은 뒤 텍사스는 7회말 토드 그린의 1점 홈런과 마이클 영의 적시타로 2점을 추가해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박찬호는 8일 탬파베이 데블레이스를 상대로 4연승과 함께 시즌 8승에 도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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