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운하 사업중단을 요청했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하루만에 이를 철회하는 바람에 이 사업의 이해관계자는 물론이고 국민들이 혼란에 빠져 있다. 이는 경인운하 건설이 수년동안 찬반 논란을 거쳐오면서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실정에 인수위가 백지화쪽으로 공식의견을 내놨다가 이튿날 `인수위의 공식의견이 아니다'고 해명하면서 철회했으니 수긍되고도 남는다.

보도에 따르면 인수위는 정부 관계부처 및 시민단체 등과의 면담과 자료검토를 거쳐 경인운하의 경제적 타당성이 없다고 판단, 지난 24일 정부에 사업중단을 요청키로 했다고 밝혔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경인운하 건설사업이 끝내 백지화되는 쪽으로 방향이 잡힌 것으로 보였다. 이에 따라 건설교통부와 경인운하(주)는 대책마련에 나서고 그동안 이 사업을 반대해온 시민·환경단체들은 즉각 백지화를 환영하는가 하면 일부 지역주민들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서는 등 지역사회가 온통 어수선했다. 그런데 하루만인 25일 인수위는 대변인을 통해 전날 발표를 철회한 것이다. 내부 의사결정체계에 `하자'가 있었다는 게 인수위측의 얘기다. 그렇지만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서는 대형 국책사업을 놓고 보여주는 인수위의 움직임은 어딘지 뒷맛이 개운치 않은 느낌을 주고 있다. 1조8천억원이 소요되는 대형 국책사업을 다루는 데 너무 안이하지 않는가 생각든다. 인수위의 발표에 따른 건교부의 입장변화는 인수위 이상으로 가히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전날은 인수위의 발표를 존중한다며 경인운하 백지화가 당연한 것처럼 입장을 보였다가 인수위 대변인의 발표가 있자 경인운하 건설 추진은 원래 건교부의 입장이라고 표명했으니 하는 말이다.

여기서 인수위 입장변경 배경을 놓고 인수위 분과간 이견이라든지, 사업시행자의 손실우려와 일부 지역주민들의 반발 등으로 파장이 예상외로 커지자 이를 어느 정도 진정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관측 등에 대해서는 왈가왈부 않겠다. 사실 경인운하 건설 사업중단은 노무현 대통령당선자의 공약이기에 백지화 수순을 밟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만 경인운하 건설은 인천지역의 최대 현안인 데다 지역갈등의 중요 요인 중의 하나라는 점에서 하루빨리 결론이 나야한다는 점을 촉구하는 바다. 얼마전 본란을 통해 경인운하 건설사업에 대해 헷갈린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 인수위의 중단 발표-철회 소동을 지켜보면서 정말 헷갈리지 않을 수 없다고 다시한번 강조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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