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건기에 강한 편서풍을 타고 한반도쪽으로 날아오는 황사는 중국 황허 상류의 사막지대와 중류 황토지대가 발원지다. 수천년전부터 계속되어온 자연현상이지만 식물로 보호되던 황토지대와 사막지대의 표토가 목축이나 농업을 하기 위해 개간되면서 일어난 인위적 현상이기도 해 최근들어 빈도와 규모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황사현상이 한번 발생하면 동아시아 상공의 부유 먼지량은 100만t에 달하며 이 가운데 한반도에 침적되는 먼지량만도 15t 덤프트럭 4천-5천대 분량인 4만6천-8만6천t에 달한다고 한다. 실리콘이나 알루미늄, 카드뮴, 납 등으로 구성된 흙먼지가 주성분인 황사는 인체에 해로울 뿐 아니라 농작물이나 활엽수의 기공을 막아 생육에 지장을 주며 항공기 엔진이나 반도체 등 정밀기계의 손상에도 영향을 미친다니 황사로 인한 피해는 여간 심각한 것이 아니다.
황사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지난해 가을 남아프리카에서 열린 지속가능발전 세계정상회의에서는 유엔환경계획(UNEP) 등 국제기구가 중국.한국.일본.몽골 등 4개국과 공동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지만 당장 눈앞에 닥친 재앙은 어쩔 것인가. 생태복원을 위해 사막에 나무를 심는 사업이 성과를 보려면 몇십년은 기다려야 하므로 우리는 우리대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과학적인 황사관측 기준을 마련하고 황사에 대한 정밀관측과 연구, 예보기능을 위한 종합적인 체제를 갖춰야 한다. 특히 황사 영향권에 있는 중국.일본.몽골과 협력체제를 구축해 황사의 이동형태나 경로를 규명해 예보하는 등 황사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국제적 해결책을 모색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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