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가 없을만큼 막대한 생태학적 재앙을 초래할 수 있는 먼지 구름이 현재 중국에서 생성중이어서 사상최악의 황사가 발생할 것이라는 미국 지구 정책연구소의 예측은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 아시아 전체를 위협할 이 황사는 지난1930년대 미국에 사상 최악의 피해를 몰고왔던 황사보다 훨씬 규모가 클 것이라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몇년간 잦은 황사현상으로 인해 봄철이면 숨쉬기가 곤란할 정도였고 지난해에는 학교가 휴교하고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기까지 했었던 만큼 사상최악의 황사가 온다니 두렵기 그지 없다.

봄철 건기에 강한 편서풍을 타고 한반도쪽으로 날아오는 황사는 중국 황허 상류의 사막지대와 중류 황토지대가 발원지다. 수천년전부터 계속되어온 자연현상이지만 식물로 보호되던 황토지대와 사막지대의 표토가 목축이나 농업을 하기 위해 개간되면서 일어난 인위적 현상이기도 해 최근들어 빈도와 규모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황사현상이 한번 발생하면 동아시아 상공의 부유 먼지량은 100만t에 달하며 이 가운데 한반도에 침적되는 먼지량만도 15t 덤프트럭 4천-5천대 분량인 4만6천-8만6천t에 달한다고 한다. 실리콘이나 알루미늄, 카드뮴, 납 등으로 구성된 흙먼지가 주성분인 황사는 인체에 해로울 뿐 아니라 농작물이나 활엽수의 기공을 막아 생육에 지장을 주며 항공기 엔진이나 반도체 등 정밀기계의 손상에도 영향을 미친다니 황사로 인한 피해는 여간 심각한 것이 아니다.

황사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지난해 가을 남아프리카에서 열린 지속가능발전 세계정상회의에서는 유엔환경계획(UNEP) 등 국제기구가 중국.한국.일본.몽골 등 4개국과 공동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지만 당장 눈앞에 닥친 재앙은 어쩔 것인가. 생태복원을 위해 사막에 나무를 심는 사업이 성과를 보려면 몇십년은 기다려야 하므로 우리는 우리대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과학적인 황사관측 기준을 마련하고 황사에 대한 정밀관측과 연구, 예보기능을 위한 종합적인 체제를 갖춰야 한다. 특히 황사 영향권에 있는 중국.일본.몽골과 협력체제를 구축해 황사의 이동형태나 경로를 규명해 예보하는 등 황사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국제적 해결책을 모색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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