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아프가니스탄에서 거의 1년만에 벌어진 반
군과 미 동맹군 사이의 치열한 교전으로 탈레반 잔당 등 반군 세력의 재규합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BBC인터넷판이 29일 보도했다.

BBC는 이번 스핀 볼닥 전투는 비록 반군 18명의 목숨을 앗아가긴 했지만 정권붕괴 1년여 후에도 전면전을 치를 수 있을 만큼 탈레반 세력이 완강함을 유지하고 있으며 자신감을 회복해 세력을 재편성하고 있음을 입증한다고 분석했다.

외국 군대의 주둔에 반대를 표명한 반군은 최근 수개월간 파슈툰족이 거주하는 아프간 남부와 동부, 서부 지역에서 미국이 이끄는 동맹군에 대한 매복 및 미사일 공격을 늘려왔으나 이같은 대규모 전면전은 지난해 봄 미군의 폭격으로 대부분의 탈레반, 알-카에다 전사들이 계곡 등으로 은신해 들어간 이후 처음 벌어진 것이다.

BBC는 이들의 활동 지역이 탈레반의 옛 거점인 파키스탄 접경 파슈툰족의 심장부로 반군 지도자들은 아프가니스탄내에 은신하거나 파키스탄을 넘나들며 파슈툰족의 공감을 이끌어 내는 등 서로 접촉을 유지하며 탈레반 활동을 활성화할 기회를 노리기가 어렵지 않은 조건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현(現) 아프간 정부와 외국군의 주둔에 모두 반대하고 있는 군벌 굴부딘 헤크마티아르도 옛 소련군 침공시 무자헤딘(이슬람 전사)으로 활약했던 경험을 살려 더 조직화된 세력을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BBC는 예상했다.

아프간 총리를 역임한 헤크마티아르는 과거 아프간 주둔 외국군을 '점령군'이라고 칭하며 성전(聖戰)을 선포, 진두 지휘한 바 있다.

그는 1990년대 중반 군사력 부족으로 이란으로 도주했으나 지난해 이란에서 추방돼 현재 아프간 모처에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 헤크마티아르가 탈레반 및 알-카에다에 합류해 공동 군사 작전을 벌이고 있다는 증거는 희박하며 양측 모두는 두 세력간의 연계설을 부정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탈레반이나 헤크마티아르와 관계 없이 아프간 전쟁시 미군의 폭격으로 인한 인적. 물적 손실에 대한 복수로 팍티카와 호스트주의 산간 지대에서 군사 작전을 벌이는 몇몇 소규모 집단도 존재하는데 이들 반군 세력의 공동 지휘 조직의 창설이 빠른 시일내로 현실화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BBC는 예측했다.

BBC는 이들이 기지와 무기, 전사 훈련 등을 제공하며 과거 아프간 대소 투쟁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파키스탄과 이란의 지원을 얻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20여년간의 내전을 겪은 대부분의 아프간인들이 평화와 안정을 바란다는 점을 이같은 예측의 근거로 지적했다.

그러나 외국 군대의 주둔 연장, 미국의 이라크 침공, 카르자이 현 정부의 약속 불이행 등은 탈레반 등 반군 세력의 대의 명분에 힘을 실어주며 이들의 세력을 키우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BBC는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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