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의 자존심은 우리가 지킨다'

삼성생명의 강력한 토종 라인업이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서 날아온 특급용병들의 활약이 눈부신 이번 시즌에도 꿋꿋하게 자존심을 지켜내고 있다.

확실한 용병 카드가 없는 삼성생명이 순위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2위를 달리며 전통의 강호로서 체면을 유지하고 있는 데는 김계령-변연하-박정은-이미선으로 이어지는 토종 라인업의 공이 크다.

연승행진이 꺾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선두를 달리고 있는 우리은행의 경우 WNBA신인왕 출신의 타미카 캐칭이라는 빅카드를 앞세우고 있다.

이종애, 김나연, 홍연희 등 국내선수들의 비중도 무시할 수 없지만 캐칭이 우리은행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이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민은행 역시 WNBA 득점.리바운드왕 샤미크 홀즈클로의 막강 파워를 중심으로 김지윤, 김경희 등 국내선수들의 외곽포가 조화를 이루면서 3위를 달리고 있다.

또 7연승하던 우리생명을 꺾은 금호생명의 `꼴찌반란' 역시 티나 탐슨과 티파니 존슨, 프렛 등 용병들의 골밑장악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했던 일.

물론 삼성생명도 실비아 크롤리와 겐트 등 2명의 용병을 보유하고 있고 이들이 나름대로 제 역할을 충실히 해주고 있다.

그러나 삼성생명의 용병 의존도는 높이를 앞세워 상대 용병을 수비하는 `조연급'에 그치고 있으며 `주연'은 대부분 토종선수들에게 맡겨져 있다.

올시즌들어 기량이 급성장한 센터 김계령은 강력한 포스트플레이와 정확한 미들슛으로 공격의 물꼬를 트고 변연하, 박정은, 이미선 등이 외곽을 담당하고 있는 것.

특히 지난 28일 열린 국민은행과의 경기는 이들 토종라인업의 진가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최근 경기에서 평균 20점 이상 득점했던 김계령은 이날도 자신보다 6㎝나 큰 미셸 스노우가 버틴 국민은행 골밑을 완전히 흔들었고 정확한 미들슛으로 4쿼터 초반5반칙 퇴장당할 때까지 무려 29점을 넣는 기염을 토했다.

또 변연하와 박정은, 이미선 등은 쉴 새 없이 3점슛을 림에 꽂아 상대의 추격의지를 꺾었고 김계령이 5반칙 퇴장당한 뒤에도 용병 없이도 리바운드를 압도했다.

삼성생명 박인규 감독은 "국내 선수들의 능력이 용병들을 충분히 능가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팀플레이가 한층 원활해졌고 상대 용병의 약점도 파악된 만큼 3라운드부터는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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