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일부터 8일까지 금강산에서 분단 이후 처음으로 적십자사 총재급 회담이 열린다. 북측이 먼저 제의를 해온 이번 회담은 이산가족 문제해결을 위한 중대한 결단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해 비상한 관심을 갖게 한다. 북측이 말한 중대결단이 무엇인지 아직은 알 수 없으나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 연중 정기적으로 만나도록 하는 것 등 이산가족 상봉사업이 안정적으로 실시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가 성공적으로 끝났고 북·일 정상회담도 예정돼 있는 등 최근들어 나타나고 있는 긍정적 변화의 맥락에서 본다면 이 숙원사업도 잘 풀릴 것으로 기대된다.
 
6·15 남북정상회담 이후 상봉이 4차례 이뤄졌고 서신교환도 시범적으로 실시됐다. 6·15이전의 상종건수를 모두 합쳐 놓은 것보다 성과가 훨씬 크다 하겠다. 그러나 이제 그만하면 됐다는 만족감을 갖기에는 아직도 이산의 고통이 너무 크다. 할 수 있는대로 성의껏 끊임없이 지속해야 할 당위성을 거듭 확인할 뿐이다. 추석을 계기로 예정된 다섯번째 상봉사업은 지난번처럼 오락가락 하는 일이 절대 있어서는 안된다. 이왕이면 추석 전에 만나보는 것이 당사자들에게도 평생 잊을 수 없는 뜻깊은 선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남북은 지난 6·15 공동선언을 통해 2000년 8·15 광복절에 맞춰 이산가족 방문단을 교환하기로 하는 한편, 북측이 요구해 온 비전향 장기수 송환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기로 했었다. 우리의 바람은 이번 남북 총재급 회담을 계기로 이산가족 면회소가 설치되기를 기대한다. 그것은 남북 이산가족들이 만날 수 있는 기회가 크게 늘어나게 되고 서신교환 등도 좀더 자유롭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면회소 설치 지점으로 북측은 금강산을, 남측은 도라산역을 각각 선호하고 있다고 하지만 면회소 설치가 현재로서는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북적 장재언 위원장은 한적 서영훈 총재 앞으로 보낸 전통문에서 이번 총재급 회담이 남북 분단 이후 처음으로 쌍방 적십자단체 책임자급이 마주 앉은 자리인 만큼 분단으로 인한 고통의 상징인 이산가족 문제해결을 위한 중대한 결단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장 위원장의 말대로 분단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이번 총재급 회담이 이산가족은 물론, 모든 동포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안겨주는 회담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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