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용하는 지폐는 처음부터 낱장으로 인쇄한 것이 아니라 전지(우리나라 천 원권의 경우 40장이 인쇄돼 있는 용지 한 장을 의미) 형태로 인쇄한 후 절단기로 자른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일상적으로 유통되는 낱장 은행권이 아닌 2장, 4장, 8장, 16장, 전지 등의 형태로 만들어진 은행권도 있다.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는 중앙은행과 조폐기관이 이러한 특별한 형태의 은행권을 화폐 수집가 등을 대상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들 은행권은 낱장 은행권처럼 유통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자국민의 화폐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자국 화폐와 조폐기술을 대내외에 널리 홍보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따라서 별도의 포장지나 케이스에 넣어 품위있게 포장되며 그 판매 가격은 은행권 액면 금액에다 포장비 등이 추가돼 대체로 액면 가격보다 2~3배 높은 수준에서 결정된다.

미국 조폐국(Bureau of Engraving and Printing : BEP)에서는 1달러, 2달러, 5달러, 10달러 은행권을 4장, 8장, 16장, 전지(32장)의 형태로 조폐국에서 일반인에게 직접 판매하고 있다. 그리고 은행권의 일련번호가 낮은 은행권과 과거에 발행된 은행권 중 일련번호가 마지막에 가까운 은행권을 세트로 구성(Historical Premium Portfolio)해 화폐 수집가에게 특별 판매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화폐 관련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은행도 2001년 6월 `한국은행 화폐금융박물관' 개관을 계기로 유통 목적이 아닌 소장용으로 천 원권 2장을 상·하로 붙힌 연결형 은행권을 발행했다. 이후 2002년 6월 1천 원권 4장 및 5천 원권 2장의 연결형 은행권을 발행했으며 2005년 6월에는 1천 원권 전지은행권(40매)을 발행했다. 아울러 금년 2월에는 1만 원권 2장의 연결형 은행권을 발행했다. 이 가운데 과거에 발행된 연결형 은행권과 전지은행권은 제조수량이 모두 판매됐으나 금년 발행된 1만 원권 연결형은 현재 `한국은행 화폐금융박물관'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기념품 코너의 홈페이지(www.seowonbok.co.kr)를 통한 인터넷 주문도 가능(우송료 구매자 부담)하다.

이러한 소장용 은행권은 유통 목적이 아닌 소장용으로 제작됐기 때문에 판매금액은 액면금액에 포장비, 부가가치세 및 판매실비 등이 반영돼 있다.

그렇다면 만일 이러한 연결형 은행권을 낱장으로 잘라서 쓸 수 있을까? 쓸 수 있다면 가치는 어떻게 될까? 연결형 은행권도 낱장 하나하나가 별도의 일련번호를 가진 은행권이므로 낱장으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그 금액은 액면금액에 불과하므로 1만 원 연결형 은행권 두 장을 자르면 액면금액인 2만 원이 되는 셈이다. 그러므로 아무리 급하다고 해도 소장용으로 제작된 연결형 은행권을 잘라서 사용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고 할 것이다.

〈한국은행 인천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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