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후반 한국축구 간판 스트라이커의 계보를 이을 유망주로 꼽혔던 이동국(포항)과 김은중(대전·이상 23)이 오는 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02남북통일축구경기에서 다시 한번 의기투합한다.
 
나란히 2002한일월드컵에서 대표팀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이동국과 김은중은 이번 통일축구대표팀 겸 아시안게임 예비팀에 선발돼 대표팀의 최전방을 책임지게 됐다.
 
이들은 3일 파주트레이닝센터에서 11대 11 모의경기를 통해 전술훈련을 실시할때 투톱과 스리톱 등 어떤 공격전형에서든 최전방의 중심으로서 테스트를 받았고 한번은 나란히 투톱을 이뤄 짧은 시간이었지만 멋진 호흡을 보여주기도 했다.
 
지난 98년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와 이듬해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한국팀의 최전방 투톱으로 명성을 떨쳤던 이동국과 김은중은 특히 지난 98년 10월31일 일본과의 아시아청소년선수권 결승에서 선제골(김은중)과 결승골(이동국)을 뽑아내며 2-1 승리를 이끌어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었다.
 
통일축구에서 박항서 감독이 스리톱 카드를 든다면 이들은 이천수(울산), 최태욱(안양) 등을 좌우에 거느린 최전방 원톱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하겠지만 만약 투톱카드를 빼 든다면 둘은 오랜만에 호흡을 맞출 가능성이 있다.
 
둘은 90년대 후반만 해도 세상 두려울 것 없는 한국축구의 차세대 선두주자였지만 최근 몇년간 기대만큼의 기량상승을 하지 못한 채 나름대로 시련을 겪어야 했다.
 
이동국은 2000년 아시안컵 득점왕에 오르는 활약을 펼친데 이어 이듬해 독일(브레멘)에 진출했으나 적응에 실패, 6개월만에 귀향했고 이후 월드컵팀에 줄곧 이름을 올리고도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하며 뜨거운 눈물을 쏟아야 했다.
 
김은중도 대전 시티즌에서 간판 스트라이커 자리를 꾸준히 지켰지만 항상 하위권을 맴도는 팀 성적 때문에 빛이 바랬고 월드컵 준비과정에서 히딩크 감독의 시선을 전혀 끌지 못한 채 갈수록 태극마크와 멀어졌다.
 
하지만 월드컵 이후 프로리그에서 좋은 플레이를 펼치며 다시 대표팀 공격의 중심으로 자리한 둘은 국민의 관심이 집중될 이번 통일축구대회에서 여전히 한국축구의 간판 스트라이커임을 확인시키겠다는 결의를 불태우고 있다.
 
주장까지 맡아 어깨가 무거운 이동국은 “오랜만에 대표팀에서 친구들을 만나니 기분 좋다. 책임감있는 플레이를 하겠다”고 말했고 김은중은 “연습해보니 역시 이동국과 투톱을 설때가 가장 편하다. 자주 오는 기회가 아닌 만큼 멋진 플레이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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