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축구가 12년만에 다시 우정의 대결을 벌인다.
 
2002한일월드컵축구 4강 신화를 이룬 한국과 1966월드컵 8강 진출의 전통을 잇고 있는 북한이 오는 7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다시 만나 뜨거운 한판 승부를 펼친다.
 
일제시대 경평축구에 뿌리를 두고 있는 남북축구 대결은 90년 평양과 서울을 오가며 경기를 해 1승씩을 나눠가진 데 이어 12년만의 재격돌이다.
 
남북교류차원이 아닌 국제대회에서의 만남도 93년 10월 열린 94년 미국월드컵예선이 마지막이어서 선수 구성, 전술 등 모든 면에서 과거와는 크게 달라졌다.
 
경기장에서는 태극기와 인공기를 대신해 한반도기가 게양되며 `아리랑'이 응원가로 울려 퍼져 대결보다는 화해를 염원하게 된다.
 
또 6월 한달동안 한반도를 강타했던 `대∼한민국'의 함성은 이날 `통∼일조국'으로 살아나 남북의 하나됨을 노래한다.
 
그러나 그라운드에서는 결코 월드컵에 못지 않은 격렬한 대결이 펼쳐진다.
 
새로 한국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박항서 감독은 “지휘봉을 잡은 이후 첫 경기인 만큼 무조건 이겨 기대에 보답하겠다”며 거스 히딩크 감독 아래에서 배운 노하우를 살려 선수들을 조련하고 있다.
 
해외파를 제외한 23세이하의 선수들만으로 경기를 할 계획이었던 박항서 감독이 골키퍼 이운재(수원) 수비수 최진철(전북) 미드필더 이영표(안양)를 급거 합류시킨 것도 박 감독의 승부욕을 읽게 하는 대목이다.
 
지난 2일 파주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에 들어간 대표팀은 하루 두차례씩 구슬땀을 흘리며 12년만의 통일축구를 승리로 장식하는 꿈을 키우고 있다.
 
박 감독은 새로 합류한 23세이상 3명이 노련하게 경기를 운영하고 젊은 선수들이 체력과 패기로 이들을 받쳐준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도 승리에 대한 집착은 한국에 뒤떨어지지 않는다.
 
2년전 대표팀 개편 이후 전지훈련과 각종 국제대회 출전 등으로 전력을 가다듬어 온 북한은 `한국의 홍명보'로 불리는 리만철까지 팀에 합류시켰을 정도.
 
수비수로 중앙에 포진해 수비 뿐 아니라 미드필더까지 조율할 수 있는 리만철은 후배선수들의 정신적 기둥이기도 해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여기에 확실한 수문장으로 자리잡은 장정혁과 플레이메이커 전영철, 최전방 공격수 전철 등도 기량이 출중해 리정만 감독의 승부욕을 부추기고 있다.
 
남북한 플레이 스타일은 빠른 스피드와 강철 체력을 앞세운 공격축구여서 90분내내 숨막히는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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