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의원이 수해 등을 감안, 대선 출마선언 시기를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당초 오는 10일을 `D-데이'로 잡았다가 장소 문제로 오는 12일로 연기, 후원회원 등에게 행사 고지 안내서를 보냈다. 안내서에는 `12일 오전 10시30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이라고 시간과 장소가 명기돼 있다.
 
그러나 제15호 태풍 `루사'로 인해 막대한 수해가 발생, 복구작업이 한창인 시점에 출마선언을 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판단, 이를 또 연기했다는 후문이다.
 
정 의원은 4일 강원도 강릉시 수해현장을 방문, 기자들과 만나 “당초 10일께 대선출마 선언을 고려했으나 이번에 큰 자연재해를 입은 만큼 모든 국민의 관심이 수해복구에 집중되도록 저의 정치일정을 다소 조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12일 이후로 출마선언이 늦춰지는 것이냐'는 물음에 “그렇게 할 생각이며 구체적인 일정은 도와주는 분들과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한 측근은 “연기할 경우에도 추석 이후로 조정한다면 정치적 해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늦어도 추석이전에는 출마선언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해 15∼19일 사이로 조정될 가능성이 높음을 내비쳤다.
 
즉, 추석 이후에 출마선언을 할 경우 마치 정 의원이 민주당의 이탈세력을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비쳐지고 대선도전 의지도 의심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정치권 일각에선 정 의원이 신당창당 작업의 부진으로 시간적 여유를 좀 더 갖고 정치권 추이를 지켜본 뒤 출마선언을 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또 지난 97년 이인제 의원이 추석 연휴 직전 출마선언을 했듯이 정 의원도 추석 연휴 직전에 출마를 선언함으로써 연휴때 검증없는 단계에서 화제의 중심이 되는 것을 기대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한편 정 의원은 출마선언과 함께 대선 캠프를 차리기로 하고 여의도내 300~500평 규모의 사무실 3, 4곳을 물색중이며 계약단계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인 김영명 여사도 지난 3일 선관위 직원을 초청, 선거법 강의를 듣는 등 `내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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