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오전 경기도청 앞에서 경기도립예술단 해촉단원들이 명예 회복을 위한 항의 음악회 개최 도중 금난새 감독 퇴진 등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 문화의전당 산하 도립예술단에서 해촉돼 연주할 무대를 잃은 20여 명의 예술가들은 5일 수원 경기도청 앞에서 전당결정의 부당함을 연주를 통해 알렸다.

 이들이 준비한 곡은 `오페라의 유령' 메인테마와, 하이든의 `황제' 2악장, `아침이슬', `늙은 군인의 노래' 등 4곡.

 예술단원들은 귀에 익지만 고난도 실력이 필요한 음악들을 골랐다. 또 무대에서 클래식만 연주했던 이들은 길거리에서 노동가요를 연주하며 일방 해고조치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했다.

 특히 예술단원들은 현악 4중주인 황제를 연주하기 위해 손에 입김을 불어가며 힘겹게 연주를 이어갔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문화의전당 측이 금난새 예술감독을 새로 영입한 뒤 재계약을 위한 오디션을 벌이면서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해촉된 예술단원은 오케스트라 24명과 극단 7명, 무용단 6명, 리듬앙상블 4명 등 41명으로, 이들은 지난달 경기문화의전당을 상대로 서울남부지방법원에 해고무효 확인 등을 청구하는 소장을 제출했다.

 서울예술단과 부산·강릉·부천 등 전국 지방자체단체의 시향단원 320명에게서 지지서명도 이끌어 냈다.

 예술단에서 하프를 연주했던 김선희 씨는 “오디션이 단원들의 기량평가를 위한 것이 아니라 해고를 위한 구실이었다”면서 “금난새 씨와 박인건 문화의전당 사장이 퇴진할 때까지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신임 금난새 감독이 예술단을 자신이 이끌던 유라시안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채워 놓으려 한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문화의전당 측은 “규정에 따라 2년에 한 번씩 오디션을 통해 재임용하도록 한 절차를 따랐을 뿐 해고를 위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 금난새 감독은 “경기도 오케스트라에는 10년 전 단원들이 그대로 있으면서 위상에 비해 실력이 뒷받침해주지 못했다”며 “오디션은 공정하게 열렸고 신입 단원 역시 공정한 오디션을 통해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 감독은 또 자신의 연봉문제와 관련, “해촉된 단원들이 확인해보면 바로 알 수 있는 내용을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면서 “경기도립예술단도 현실에 안주할 게 아니라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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