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부터 사람이 죽었을 때 하는 소리는 크게 두가지로 구분된다.

망자의 가족이나 소리꾼들이 실제로 '곡'(哭)을 하는 소리와 씻김굿 등을 벌이면서 무당이 가족들 앞에서 망자의 넋을 대신해 내는 울음소리가 그것이다.

울음소리는 인간의 원초적 본능을 나타내는 표현방식이자 특히 죽은 자를 위한 울음에는 각 지역의 지방색이 교묘히 담겨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이러한 각 지방의 '곡소리'를 한데 모은 색다른 음반이「죽은 자를 위한 노래들」이라는 제목으로 신나라뮤직에서 최근 출시됐다.

2장의 CD로 된 이 앨범은 '산 자가 죽은 자를 그리는 노래들'과 '죽은 자를 보내며 그리는 노래들'로 구성됐다.

'산 자가 죽은 자를 그리는 노래들'편에는 전라남도, 제주도 지방의 곡소리와 씻김굿을 하는 무당의 넋두리가, '죽은 자를 보내며 그리는 노래들'편에는 경기도,전라북도, 충청남도 지방의 상여소리 등이 각각 실려 있다.

실제 해당 지역을 찾아가 그곳에 살고 있는 할머니, 무당들의 목소리를 직접 녹음해 만든 '실황' 음반이라고 할 수 있다.

자기를 버리고 떠난 남편을 그리는 전남 곡성 출신 할머니의 곡소리, 망자의 넋두리를 대신 내는 무당과 그 넋두리를 들은 가족이 함께 얼싸안고 우는 소리 등 생생하게 연출된 구슬픈 소리들이 독특하면서도 묘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신나라뮤직은 "한(恨)과 신명, 카타르시스가 담긴 울음소리에서 한국인의 진정한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다"며 "우리의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는 요즘 울음소리의 전통을 기록하는 것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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