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의 유래
 
설은 새해의 첫날이다. 예로부터 원일, 원단, 세수, 연두, 연시, 정초 등이라 해 온 것은 다 첫 날을 가리키는 말이다.

 
설은 ‘낯설다’ 할 때의 ‘설다’를 어원의 하나로 묵은해를 지나 맞이한 새해에 아직 익숙하지 못했다는 것이니, 자연히 조심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1년 동안의 무사함을 기원하기 위해 근신한다는 의미로 설날을 ‘신일(愼日·삼가고 조심하는 날, 즉 설날을 일컫는 말)’이라고도 했다.

 
설날의 풍속은 신라 시대 이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고려 때에는 9대 명절의 하나로 조선에 이르러서는 한식, 단오, 추석 등과 함께 4대 명절의 하나로 여겨졌다
 
우리 민족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설은 지난 1895년 구한말 당시 양력이 채택되고, 일제가 신정을 강요하는 정책을 쓰면서 지위가 크게 흔들렸다.

 
그러나 구정을 진짜 설로 여기며 이를 지켜온 국민 대다수가 신정을 따르지 않으면서 이중과세 논란이 불거졌고 결국 1985년 ‘민속의 날’로 지정된 후 1999년 ‘설’의 명칭을 되찾음과 동시에 사흘간의 연휴로 현재에 이르고 있다.

 
◇설 전통놀이
 

▲ 연날리기
▶연날리기 = 연날리기는 1년 내내 즐길 수 있는 놀이지만 정월에 특히 성행하게 된 이유는 이때가 1년 중 연을 날리기에 가장 적합한 바람이 불기 때문이라고 전해진다.

 
연날리기는 조선 영조시대부터 일반 백성들에게 널리 보급돼 우리 조상들은 연을 띄울 때 ‘송액영복’이란 글자를 써 붙여 질병이나 사고, 나쁜 액운은 멀리 사라지고, 복을 기원하는 마음에서라고 한다.

 
신분과 연령의 구분 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하며, 다른 사람과 연실을 서로 비벼 먼저 끊어내는 연싸움이 일품이다.

 

▲ 자치기
▶자치기 = 지난 1980년대까지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놀이였지만 현재는 거의 사라졌다.

 
너른 마당이나 골목에서 긴 막대기로 짧은 막대기를 쳐 그 길이를 재면서 노는 놀이로 조선의 향토오락에서는 척취(尺取)놀이, 척타(尺打) 등으로 기록하고 있다.

 
현재의 자치기라는 용어는 20세기 초반부터 사용된 것으로 전해지며 지방에 따라 ‘메뚜기차기’, ‘오둑테기’, ‘토끼방구’ 등으로 불려지기도 한다.

 
자치기 도구 중 긴 막대는 ‘채’, 짧은 막대는 ‘알’이라고 하며, 공격하는 편을 ‘포수’, 수비하는 편을 ‘범’이라고 부른다.

 
땅을 길쭉하게 파 알을 여기에 얹어 채로 알을 멀리 날리거나 알의 끝을 채로 쳐 올린 것을 다시 쳐서 멀리 보내는 방식으로 놀이가 진행된다. 이때 수비가 날아오는 알을 손으로 잡으면 공수가 바뀐다.

 
▶제기차기 = 엽전이나 구멍이 뚫린 금속을 질긴 한지나 천으로 접어 싸 동여맨 다음 여러 갈래로 찢어놓은 것을 발로 차는 놀이다.

 
정확한 유래는 알 수 없으나 오래 전 중국에서 무술을 연마하기 위해 고안된 ‘축국놀이’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있으며, 민속학자들은 조선시대 들어 한자어 ‘축국’에 우리말 음을 넣어 ‘적이’라고 불리다가 현재의 '제기'로 변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한 발로 몸을 지탱하면서 다른 발로 제기를 땅에 떨어뜨리지 않고 차야하기 때문에 신체 단련이나 인내심 등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해 요즘에도 즐겨 하는 놀이다.

 
▶투호 = 항아리 같은 곳에 화살을 던져 넣는 놀이로 본래 중국 당나라에서 유래했으며, 우리나라는 삼국시대 때부터 유행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주로 궁중과 조정의 고관들이 기로연(조선시대 70세 이상 원로 문신들을 위로하고 예우하기 위해 봄과 가을에 정기적으로 국가에서 베푼 잔치) 때에 여흥을 즐기기 위해 투호를 했다고 한다.

 
투호는 항아리에서 일정한 간격을 두고 떨어져 화살을 손으로 던져 더 많이 넣는 편이 승리하는 방식이며, 오늘날 민간에 전승돼 오지 않는 놀이 중 하나지만 몇 년 전부터 명절 때 고궁 등에서 열리는 행사에 등장, 매체에 소개되면서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고 있다.

 
▶팽이치기 = 겨울에 아이들이 땅이나 얼음판 위에서 하던 놀이로 아래쪽이 뾰족하고 위는 평평한 팽이를 돌려 가는 막대기에 헝겊 등을 달아 만든 채로 쳐서 오래 돌리는 놀이다.

 
먼 옛날 도토리나 상수리처럼 둥글고 길쭉한 물체를 돌리기 시작한 데서 유래해 당나라를 시작으로 삼국시대 때 우리나라에 전해졌다 일본으로 다시 건너가 ‘고마’라는 이름으로 성행하다 우리나라에 역으로 전해졌다는 설이 있다.

 
팽이는 여러 가지 형태로 변형되면서 최근까지 어린이들에게 매우 인기있는 놀이로 인기를 끌고 있다.

 

▲ 윷놀이
▶윷놀이 = 민속놀이 중 아직까지 일반인들이 가장 널리 즐기는 대표적인 놀이로 정초에 온 가족이 모여 놀거나, 이웃끼리 동네 마당에 모여 윷놀이를 했다.

 
윷놀이는 기원이나 유래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삼국시대에 이미 성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윷놀이 용어인 도, 개, 걸, 윷, 모의 어원도 부여의 관직명에서 나왔다는 설과 동물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설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도는 돼지, 개는 개, 걸은 염소, 윷은 소, 모는 말을 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윷의 종류는 어른 손의 한 뼘 길이의 가락윷 또는 장작윷이 있고, 새끼손가락 크기의 밤윷, 은행알로 만든 은행윷, 콩알이나 팥알을 이용한 콩윷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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