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설 연휴는 사흘밖에 되지 않아 해외여행을 꿈꾸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국내에서 가족과 함께 아늑하게 보낼 전망이다.

 
그래서 이들을 위해 극장가에서는 예년 같은 호황은 기대하지는 않지만 손쉽게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영화관으로 몰릴 것을 예상하고 다양한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영화는 ‘1번가의 기적’, ‘김관장vs김관장vs김관장’, ‘복면달호’ 등 명절 극장가의 단골메뉴라는 코미디 위주로 준비하고 있으며, 이에 외화는 ‘더 퀸’, ‘샬롯의 거미줄’, ‘비밀의 숲 테라비시아’ 등이 한국영화에 대응하고 있다.

 
이와 같이 코미디를 통한 웃음 선사와 작품성 및 상업성을 겸비한 외화와의 이번 설 연휴 뜨거운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한국영화
 
▶1번가의 기적(코미디) = 하지원, 임창정과 함께 ‘색즉시공’을 히트시켰던 윤제균 감독이 이들과 4년 만에 다시 만나 만든 ‘1번가의 기적(15일 개봉)’은 재개발로 인해 곧 사라져야 하는 달동네 주민의 이야기를 코믹하면서도 가슴 뭉클한 애환으로 담아냈다.

 
‘건달 연기의 1인자’라는 임창정의 물오른 연기와 작품 곳곳에 센스 있게 배치한 코믹한 설정들이 관객을 부담 없이 영화 속으로 빨아들이며, 어설픈 마무리가 좀 아쉽지만 최근 만들어진 한국영화 중에서는 괜찮은 작품 가운데 하나로 꼽을 만하다. 15세 이상 관람가.
 
▶복면달호(차태현 주연) = 개그맨 이경규가 지난 1992년 ‘복수혈전’ 흥행 참패 이후 14년 만에 영화 제작자로 회심의 재도전장을 낸 ‘복면달호(코미디)’
 
우리나라 전통가요 트로트를 소재로 3년 만에 영화에 출연한 차태현을 앞세워 제도약을 꿈꾸는 제작자 이경규의 회심작 ‘복면달호(15일 개봉)’는 록 가수가 되고 싶어 하는 주인공이 엉뚱하게 트로트 가수로 데뷔하게 된 뒤 우여곡절 끝에 스타가 된다는 내용의 영화다.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평이한 내용과 함께 차태현의 노래 실력이 볼 만하지만 개연성이 부족한 이야기 전개가 좀 아쉽다는 평이다. 12세 이상 관람가.
 
▶김관장vs김관장vs김관장(코미디) = 신현준, 최성국, 권오중 등 ‘코믹 삼총사’를 앞세운 전형적인 코미디물의 ‘김관장vs김관장vs김관장(지난 8일 개봉)’은 각각 태껸(신현준), 검도(최성국), 쿵후(권오중) 도장 관장인 세 사람이 한 여자(오승현)를 사이에 놓고 벌이는 신경전을 코믹하게 그렸다.

 
비록 전반부는 여러 상황을 설명하느라 좀 지루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재밌어져 설 연휴 가족단위 관객이 부담 없이 웃고 즐기기에 괜찮은 코미디 영화다. 15세 이상 관람가.
 
▶바람피기 좋은 날(멜로, 애정, 로맨스, 코미디) = 김혜수가 바람난 유부녀 역으로 출연하는 ‘바람피기 좋은 날(지난 8일 개봉)’은 유부녀의 불륜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유쾌한 코미디로 요리했다.

 
러닝타임의 절반 이상이 베드신이지만 선정적이라기보다는 유쾌하고 코믹하며, 배우들의 연기도 무난하고 리얼리티도 뛰어나다.

 
하지만 주제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결여돼 어딘지 모르게 좀 아쉽고, 소재가 소재인지라 가족이 함께 볼 만한 영화는 아니다. 18세 이상 관람가.
 
또한 지난 1일 개봉 후 첫 주에만 140만 명을 끌어들인 15년 전 고(故) 이형호 군 유괴살해사건을 다룬 ‘그놈 목소리(드라마, 미스터리, 범죄, 스릴러)’도 계속 관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외화
 
▶더 퀸(드라마. 헬렌 미렌 주연) =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 여주주연상 후보에 오른 ‘더 퀸(15일 개봉)’은 다이애나 왕세자비 사망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다.

 
다이애나 사망사건 당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중심으로 한 영국 왕실의 분위기와 숨겨진 진실을 흥미롭게 극화한 이 영화는 영미권에서 작품성을 높이 평가받고 있으며 특히 엘리자베스 2세를 연기한 헬렌 미렌의 연기가 볼 만하다. 12세 이상 관람가.
 
▶비밀의 숲 테라비시아(모험. 조쉬 허처슨, 안나소피아 롭 주연) = 애니메이션 ‘러그래츠(Rugrats)’ 시리즈로 유명한 가보 쿠스포 감독과 ‘반지의 제왕’ 특수효과 팀이 손잡은 ‘비밀의 숲 테라비시아(15일 개봉)’는 설 연휴에 가족이 함께 보기에 안성맞춤인 판타지 영화다.

 
미국의 아동문학가 캐서린 패터슨의 동명소설을 소재로 한 이 영화는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영상과 교훈적 메시지가 인상적이며, 탄탄한 줄거리와 화려한 특수효과가 돋보인다. 전체 관람가.
 
▶록키 발보아(액션. 실베스터 스탤론 주연) = 올해 60세가 된 실베스터 스탤론이 ‘록키 5’ 이후 16년 만에 만든 록키 영화 ‘록키 발보아(15일 개봉)’는 이제는 은퇴해 조그만 레스토랑을 경영하는 왕년의 복싱영웅 록키가 우연한 기회에 다시 링에 서게 되고 현 헤비급 세계 챔피언과 감동의 일전을 벌인다는 줄거리다.

 
과거 록키 시리즈를 좋아했던 팬이라면 이제는 은퇴해 추억으로 살아가는 록키의 모습에서 황혼에 접어든 인생의 의미와 함께 아련한 추억을 되살릴 수도 있겠다. 12세 이상 관람가.
 
▶샬롯의 거미줄(코미디) = 할리우드 아역스타 다코타 패닝이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아동영화 ‘샬롯의 거미줄(지난 8일 개봉)’은 지난 1952년 출간된 이래 4천500만 부 이상 팔린 E.B.화이트의 동명 동화를 영화화한 것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아동들의 선의를 결코 배반하지 않는 따뜻한 온기가 흐르는 ‘착한’ 영화다.

 
줄리아 로버츠, 로버트 레드퍼드, 오프라 윈프리 등 쟁쟁한 할리우드 스타들이 동물들의 목소리를 연기했다는 사실이 영화에 후광효과를 더해준다. 전체 관람가.
 
또한 스티븐 스필버그와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각각 제작자와 감독으로 손을 잡았다는 것 때문에 화제가 되고 있는 ‘아버지의 깃발(15일 개봉)’과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로 세상을 놀라게 했던 멜 깁슨이 세상에 내던진 또 하나의 문제작인 서사액션영화 ‘아포칼립토(지난 1일 개봉)’ 등도 스크린을 뜨겁게 하고 있다.

 
이밖에도 허우샤오셴 감독의 대만영화 ‘쓰리 타임즈’와 애덤 샌들러 주연의 할리우드 코미디 영화 ‘클릭’, 스칼릿 조핸슨·우디 앨런 주연의 코믹드라마 ‘스쿠프’, 프랑스 영화 ‘파리의 연인들’ 등도 설 연휴 극장가에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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