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년 기온을 훨씬 웃도는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23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 겨울 더 이상 강추위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사실상 겨울이 끝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고온 현상으로 겨울용품들이 된서리를 맞고 있는 반면 에어컨 예약판매는 수직상승하는 등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상고온 = 예년보다 올 겨울 평균기온이 5도 이상 오르면서 포근한 날씨가 지속되고 있다. 기상청은 “엘리뇨 현상과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동아시아 지역에 고온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간혹 기습적인 꽃샘추위는 있을 수 있지만 수은주가 영하 10도까지 내려가는 혹한은 앞으로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겨울상품 된서리 = 23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2층 여성의류 매장. 형형색색 화려한 컬러의 옷가지들로 매장은 봄기운이 가득했다. 예년 같으면 겨울옷 `떨이' 행사가 한창일 때이지만 어느 매장에서도 겨울옷은 찾아보기 힘들다.

 가전매장에서도 열풍기와 전기히터 등 소형 난방제품이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대신 올 여름에는 100년 만의 더위가 찾아올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에어컨과 냉장고 등 여름용품들이 매장을 가득 채웠다. 유통업체 대부분의 겨울용품 판매는 전년 대비 3∼7%가량 줄어든 전해졌다.

 ▶눈썰매장·스키장 서둘러 폐장 = 따뜻한 날씨로 썰매장과 스키장들이 잇따라 폐장일을 앞당기고 있다.

 인천시 서구 눈썰매장은 25일 폐장을 계획하고 있다. 이는 당초 예정보다 1주일 정도 앞당겨진 것이다.

 남양주 서울리조트는 지난 20일 예년보다 서둘러 스키장을 폐장했다. 작년과 재작년의 경우 2월 말에서 3월 초 사이 폐장했던 것과 비교하면 열흘 이상 서둘러 문을 닫은 셈이다.

 용인 양지리조트도 예년보다 일주일 정도 앞선 3월 초순께 폐장을 계획하고 있다.

 작년에 각각 3월 14일과 20일 폐장했던 이천 지산리조트와 포천 베어스타운도 전년보다 조금씩 이른 다음달 11일을 폐장 예정일로 고려하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 더 앞당겨질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노는 제설장비 = 제설장비와 눈을 녹이는 데 쓰이는 염화칼슘이 창고에 쌓이고 있다.

 인천시는 올해 폭설에 대비해 1억5천만여 원을 들여 사들인 염화칼슘 692t과 재고량을 합쳐 1천243t을 갖고 있었다. 시는 이 가운데 690t을 군·구에 내려 보내고 553t을 보관하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 눈이 많이 내리지 않은 데다 날씨마저 따뜻해 시가 사용한 염화칼슘은 13.2%인 73t에 그쳤다. 나머지 염화칼슘은 창고에 보관돼 있다.

 집 또는 상가 등 건물 앞의 눈을 치우도록 하는 조례가 만들어지면서 일선 기초자치단체와 각 동사무소에서 준비한 제설장비도 제대로 사용되지 못한 채 개점휴업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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