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최근 날씨가 급격히 풀리며 경기도 시화호에 낚시꾼들이 몰려들고 있어 시화호의 관리책임을 맡고 있는 수자원공사와 지자체 등 관련기관들이 골머리를 썩고 있다.

  이달 중순부터 낮최고 기온이 영상 10도를 웃도는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주말에는 수백 명의 낚시꾼들이 시화호를 찾아 전어·숭어 낚시를 하고 있고 평일에도 하루 50~100여 명의 낚시꾼들이 꾸준히 이 곳을 찾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시화호를 찾으면서 쓰레기 투기와 취사행위 등으로 인한 시화호 수질 오염, 생태계 파괴, 천변에 조성된 인공습지 훼손 등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또 아직 수질이 완전히 정화되지 않은 시화호에서 잡힌 어류의 안전성 여부도 문제가 되고 있다.

  10여 년째 `시화호 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는 환경사진작가 최종인 씨는 “날씨가 예년보다 빠르게 풀리면서 어로행위가 일찍부터 활기를 띠고 있다”며 “3월 들어 낚시꾼들이 더 늘게 되면 환경오염, 생태계 파괴 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지역 주민들도 이를 우려, 수자원공사와 지자체에 “자정 노력과 치어 방류 등으로 이제야 회복된 시화호 환경, 생태계가 낚시꾼들에 의해 망가지고 있는데 관련기관들은 왜 낚시꾼들을 단속하지 않느냐”며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자원공사는 인공습지의 일반인 출입을 통제하는 한편, 지자체, 해양경찰과 함께 지속적인 단속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배, 그물, 통발 등을 이용한 어업이 아닌 낚시의 경우 뚜렷한 단속근거가 없어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화호는 공유수면관리법에 의한 공유수면으로 일체의 어업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나 낚시의 경우, 레저행위로 분류돼 단속할 법적근거가 없어 수자원공사 측은 낚시꾼들을 지도·계도해 돌려보내는 데 그치고 있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지자체, 해경과 12차례에 걸쳐 합동단속을 벌여 10여 건을 적발해 사법처리한 결과 불법 어로행위가 많이 근절됐다”며 “하지만 최근 몰려들고 있는 낚시꾼들은 단속근거도 없을 뿐 아니라 돌려보내면 근방의 다른 습지로 가 낚시를 하는 등 현실적으로 계도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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