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한 뒤 생활비 마련을 위해 성매매의 늪에 빠졌다가 임신까지 하게 된 10대 소녀가 경찰의 도움으로 새 삶을 준비하고 있다.

  제주도에서 중학교를 졸업한 A(16)양이 집을 뛰쳐나온 것은 지난 1월 20일. 가정문제로 가출한 뒤 무작정 인천으로 온 A 양에게는 그러나 현실이라는 높은 벽이 가로막고 있었다.

  며칠 지나지 않아 돈이 떨어졌고, 생활비에 쪼들리게 된 A 양은 결국 인터넷 채팅을 통한 성매매의 유혹에 쉽게 빠져들고 말았다.

  A 양은 그러나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됐고, 낙태수술비용을 마련키 위해 성매매의 횟수를 늘려야만 했다.

  수렁에 빠진 A 양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은 인천지방경찰청 여경기동대 대원들.
  여경인 박모 경장 등 2명은 지난 21일 오전 10시께 인천시 부평구 부평동 D극장 앞을 지나다 길거리에서 마주친 A 양이 어려움에 빠져 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꼈다.

  박 경장 등은 A 양에게 조심스럽게 접근했고, 마음을 연 A 양은 짧고도 긴 1달여간의 악몽 같은 생활을 훌훌 털어놨다.

  여경기동대는 뜨거운 후회의 눈물을 흘리는 A 양을 같은 처지의 또래들이 생활하고 있는 쉼터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조치하는 한편, A 양과 성매매를 한 B(45)씨 등 성매수자 11명을 추적 끝에 붙잡아 조사를 벌이고 있다.

  여경기동수사대 이여정 경위는 “여경기동대는 외근활동 중 보호를 요하는 청소년과 여성 등을 직접 찾아 상담·보호하는 드롭인(Drop-in)시스템을 자체적으로 도입, 운영하고 있다”면서 “아직 걸음마 수준이긴 하지만 A 양의 사례처럼 이 시스템이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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