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문이 날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대기업들은 최근 올해 채용규모를 줄이겠다고 발표하고 있어 취업전쟁이 지속될 조짐에 있어 각 대학들은 취업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중소기업과 외국계 기업들도 각각 지난해보다 19%와 17%를 줄이기로 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일부기업들은 올 경제전망이 불투명하자 신규사원 채용규모를 줄이고 대규모 채용보다는 계열사·팀별 상시채용을 통해 우수인력 선발에 나서고 있어 취업대란이 더욱 우려돼 걱정이다.

보도 내용대로 기업들이 이처럼 신규채용을 줄이는 것은 기본적으로 경기위축을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개혁의 기치를 내걸고 출범하는 새정부에 대한 재계의 불안감 또는 불만의 표시도 내포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같은 비경제적인 요인들이 시기적으로 불황기와 맞물리면 경기 진폭을 키워 경제불안을 한층 더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이 문제이기도 하다.

하긴 최근 노동부의 조사에서도 국내기업 10곳중 절반이 1·4분기 중에는 신규채용계획이 없거나 아직 채용여부마저 정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취업문이 좁아지면서 가장 타격을 받고 있는 계층은 오랜 준비기간을 거쳐 올해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노동시장의 신규인력층인 청년취업문은 더욱 좁아지고 있다. 이들은 시대변화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계층이다. 이는 한마디로 고실업으로 사회불안의 원인이자 사회변화를 끌고 갈 에너지의 손실이다.

청년층의 취업난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IMF 관리체제이후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시중에서는 우리의 대학이 어느새 실업자 양성소란 말이 나오고 있으니 정말 답답하다. 오늘날 우리의 청년취업 희망자가 무려 50만명이 초과됐다고 하니 그동안 정부는 뭘했는지 묻고 싶다.

아무튼 취업대란을 막고 실업을 줄여나가기 위해선 우선 해야할 일은 경기를 되살리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도 기업들의 투자확대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자면 새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기업들의 불안감을 해소시켜주는 일이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당선자가 국내외 재계인사들과 대화를 시작한 것은 그런 점에서는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정부의 시급한 과제는 무엇보다도 일자리 창출이다. 아울러 기업들도 개혁에 겁먹지 말고 근거없는 불안심리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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