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상에서 펼쳐지는 전투 게임이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너무도 잔인하고 폭력적인 화면을 아무런 여과없이 노출하고 있어 청소년들의 폭력성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등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인터넷 게임시장 확산으로 과열경쟁에 내몰린 게임업체들이 사용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더욱더 자극적인 화면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바람에 장기간 게임에 몰두하던 일부 청소년들은 현실과 가상을 구별하지 못하고 폭력성을 표출할 우려마저 높아지고 있다.

 FPS(frames per second)로 분류되는 인터넷 게임들은 실제 전쟁상황과 같은 화면을 제공하고 다른 사용자들의 캐릭터를 소총이나 폭발물로 죽이는 총격전을 주제로 하고 있다.

 문제는 상대방을 총으로 쏴 죽이면 승리하게 되는 이 과정에서 총에 맞은 캐릭터들은 실제와 똑같이 피를 흘리거나 혹은 팔과 다리 등이 잘리는 장면이 여과없이 공개되고 있는 것.
 실제로 지난 17일 낮 수원시 인계동 모 PC방.
 중·고교생으로 보이는 청소년들이 줄지어 앉아 현재 인기 게임순위 1∼2위를 다투고 있는 총격게임인 S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이들은 게임을 하면서 시종일관 “총으로 쏴, 죽여야지. 칼로 찔러...” 등등의 잔인한 말을 서슴없이 토해 내며 게임에 열중하고 있었다.

 더구나 이곳에는 인터넷을 즐기려는 30대와 40대 등 성인들이 있었음에도 중간중간에 아무런 거리낌없이 욕설을 퍼부어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고등학교 1학년인 나모(16)군은 “게임을 하면서 총에 맞은 시체 모습을 하도 많이 봐서 그런지 이제는 누가 싸우다가 피를 흘리거나 공포영화를 봐도 그냥 무덤덤하다”고 말했다.

 인터넷 전투 게임이 이처럼 중·고등학생 등 청소년 정서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인터넷 게임에 대한 연령별 기준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수원YWCA 청소년 유해환경 감시단 관계자는 “온라인상의 무분별한 폭력에 장기간 노출되면 성인보다 변별능력이 떨어지는 청소년들은 현실과 가상을 구별하지 못해 폭력성의 표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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