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공들여왔던 `2007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의 유치가 자격미달로 사실상 무산됐다는 소식은 한마디로 안타깝다는 점보다. 인천시정의 난맥상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 해서 답답하다. 시는 오는 2007년 개최예정인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유치키로 하고 이달초 정무부시장을 단장으로 한 무려 16명의 홍보단을 세계수영연맹본부가 있는 스위스 로잔에 파견해 이 대회의 유치 의사와 개최 계획을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계수영연맹측은 정식참가신청서를 제출한 호주 등 4개국에 유치 우선권이 있다며 뒤늦게 의향서를 제출한 인천은 4개국 실사에서 자격 미달될 경우 검토하겠다고 통보했다는 보도다.
 
말이 4개국 실사에서 이들 나라가 자격이 미달될 경우이지 인천(모스크바 포함)이 혈안이 돼 유치하려는 대회를 그들이 포기하기란 쉽게 상상할 수 없는 것이니 결국 인천유치는 사실상 물건너간 것이라 봐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번 인천유치 무산의 배경을 살펴보면 인천시의 업무추진에 앞뒤가 있는 것인지, 군사독재시절 밀어붙이기식 유치 때나 있을 법한 일이 노출돼 답답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회는 지난해 7월까지 유치 의향서를 제출해야 했으나 시는 11월에야 제출했고 정식참가신청서 제출기한인 지난달 15일까지도 신청서를 제출하지 못했다니 하는 말이다. 사전조율로도 유치 가능성을 충분히 타진할 수 있었으나 대회 규정 숙지는 물론 사전정보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채 수천만원의 예산을 들여가면서까지 거창하게 홍보단을 파견했으니 시쳇말로 물은 물대로 먹고 막대한 예산을 낭비했다는 지적에서 자유스러울 수 없다 하겠다.
 
희망국가들의 대회유치가 어려울 경우를 대비해 홍보단을 파견했다는 궁색한 변명에는 입을 다물 수 없다는 게 솔직한 심경이다. 세계 규모 대회라곤 지난해 월드컵경기가 고작인 인천시가 느닷없이 세계대회를 유치하겠다고 나선 배경이나 과정을 굳이 알고싶지는 않다. 동북아 국제비즈니스 중심도시로 비전을 잡은 인천시로서 볼 때 각종 국제 규모 대회나 행사가 잦을 필요는 있다고 본다. 다만 어떤 대회나 행사라 할지라도 충분한 사전검토와 정보취득이 선행돼야 하는 것이다. `해보다가 안되면 말고'식의 무책임하고 무사안일적인 행정수행은 결코 시민들로부터 용납받지 못한다는 지극히 단순한 점을 인천시 관계자들은 모두 깊이 인식해야 마땅하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