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위기의 징후가 구체적인 수치로 나타났다.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안정숙)가 최근 밝힌 올해 1ㆍ4분기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이 기간 한국영화 상영 편수는 총 32편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편이 늘었지만, 관객 수는 무려 41.9%가 감소했다.

2007년 1~3월 총 상영작은 122편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편이 많아졌으나 관객 수는 서울 기준 1천205만 명이 들어 17.3% 하락했다. 편수로 따진다면 편당 평균 서울 관객 수가 6만4천991명이 감소하는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한국영화 점유율도 지난해 1ㆍ4분기 69.6%에 훨씬 못 미치는 48.9%를 나타냈다. 반면 외화는 지난해보다 32편이 늘어난 90편이 상영돼 39.0%의 관객 수 증가 현상을 보였으며, 이에 따라 점유율도 51.1%로 한국영화를 추월했다. 특히 미국영화의 점유율이 전년도 26.4%에서 16.8%포인트 늘어난 43.2%를 기록해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영화를 제외한 외국영화도 상영편수가 21편에서 45편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고, 관객 수도 62% 증가한 95만7천527명을 기록했다.

배급사별 관객 동원 순위에서는 14.5편(시네마서비스 공동배급 편수 포함)을 배급해 약 280만 명을 동원한 CJ엔터테인먼트가 점유율 23.1%로 1위를 차지했다. 쇼박스는 이 기간 한국영화 흥행 톱 10에 5편을 올려놓으면서 전체 영화 점유율은 18.5%를 보였으며,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은 37.8%로 미미한 편차로 2위에 올랐다.

1ㆍ4분기 전체 영화 흥행 순위(이월관객 포함)를 살펴보면 1위는 661만9천498명을 동원한 한국영화 '미녀는 괴로워'가 올랐으며, 워너브러더스코리아가 배급한 할리우드 영화 '300'이 231만4천400명을 동원해 2위를 차지했다.

이어 '그놈 목소리'(324만5천857명), '1번가의 기적'(274만4천4명), '바람피기 좋은 날'(184만7천816명) 순이었다.

이밖의 한국영화로는 10위권에 '허브'(8위)와 '복면달호'(9위)가 들었다. '허브'는 전국 관객 수는 '복면달호'에 못 미쳤지만 서울 관객 수가 더 많았다.

외화로는 '300' 외에 '박물관이 살아 있다'(6위),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7위), '드림걸즈'(10위)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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