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의 대표적 흥행감독인 스티븐 스필버그와 피터 잭슨이 손잡고 3D 애니메이션 3부작을 만든다.

버라이어티는 14일 스필버그와 잭슨이 함께 뭉쳐 벨기에 만화작가 조르주 레미의 인기만화 '틴틴의 대모험(Tintin)'을 3D 테크놀로지를 이용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틴틴' 3부작은 스필버그가 설립한 드림웍스사가 제작하며 스필버그와 잭슨은 각각 3부작 중 최소 한 편의 감독을 맡게 된다. 두 사람 중 누가 최종 3편을 연출할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버라이어티의 보도에 따르면 스필버그와 잭슨은 캐서린 케네디와 함께 공동프로듀서로 참여하며 3부작은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을 통해 배급될 가능성이 크다.

'틴틴의 모험'은 스필버그가 오랫동안 영화화하고 싶어해온 숙원의 프로젝트. 스필버그는 코믹하면서도 모험이 가득한 만화 '틴틴'의 영화 판권을 획득하기 위해 지난 25년간 공들여왔고, 마침내 지난해 판권을 손에 넣는 데 성공했다. 판권 입수 후 스필버그는 잭슨과 함께 드림웍스에서 조용히 영화화 준비작업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준비기간에 잭슨이 뉴질랜드에서 운영하고 있는 특수효과업체로 '반지의 제왕' 프랜차이즈의 특수효과작업을 한 WETA 디지털이 20분짜리 시험용 애니메이션을 제작했으며, 시나리오는 만화의 원작자인 레미가 헤르게라는 필명으로 썼다고 버라이어티는 전했다.

스필버그는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헤르게 만화의 캐릭터들이 살아 움직이는 존재로 재탄생했다. 살아서 감정을 표현하고 우리가 지금까지 컴퓨터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에서 목격해온 것보다 훨씬 발전한 형태로 영혼이 깃든 존재로 살아났다"고 시험 프로젝트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스필버그는 움직임을 포착하는 최신 테크놀로지를 사용한 3D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기로 한 데 대해 "피터와 나는 틴틴의 모험이 실사영화의 현실감을 가지기를 원했다. 하지만 전통적인 실사영화 형태로는 만화 주인공들이 지닌 독특한 외모를 살릴 수 없고 따라서 헤르게가 만들어낸 세계도 충실하게 살려낼 수 없다고 느꼈다"고 설명햇다.

'틴틴'의 제작 발표에 앞서 드림웍스는 2주 전 잭슨의 새 영화 '러블리 본스(Lovely Bones)'를 제작하기로 했다고 발표해 스필버그의 드림웍스와 피터 잭슨의 돈독한 유대관계를 과시했다.

앨리스 세볼드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러블리 본스'는 14세 소녀가 강간, 살해당한 후 천국에서 자기의 가족과 자신을 살해한 범인을 내려다보는 이야기를 그리게 된다. 잭슨의 '러브리 본스'의 제작을 놓고 여러 영화사들이 경쟁입찰에 들어갔고, 드림웍스가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따내게 된 데는 '틴틴' 프로젝트를 함께 한다는 게 이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스필버그와 잭슨은 레미의 '틴틴의 모험' 시리즈로부터 3편의 이야기를 최종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1929년부터 1976년까지 23권의 책으로 발간된 '틴틴의 모험' 시리즈는 지금까지도 매년 200만 명이 넘는 새로운 독자들을 끌어들이는 인기만화 시리즈로 사랑받고 있다.

주인공 틴틴은 벨기에의 신참 기자로 충견인 스노위의 도움을 받으며 각종 미스터리 사건을 풀어가면서 흥미로운 모험의 세계를 펼쳐간다. 만화는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2억 권 이상이 팔려나갔으며, 92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다. 우리나라에서도 99년 EBS TV에서 '틴틴의 대모험'이란 제목으로 방영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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