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은 항공기만 드나드는 곳이 아니라 항공기에 몸을 실은 수많은 사람들, 그야말로 지구촌 식구의 이별과 재회, 그리고 사연이 있는 곳이다.

 온갖 편의시설과 최첨단 기기들이 24시간 쉼 없이 돌아가며 공항 방문객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하지만 그 속에는 보이지 않는 노력이 숨겨져 있다.

 세계 일류공항으로 비상하는 인천국제공항의 다양한 뒷얘기와 우리가 알지 못한 이면들을 찾아 나선다. 〈편집자 주〉

 영종도와 용유도를 매립해 건설된 인천국제공항은 지난 92년부터 1천700만 평의 부지에 7조8천억 원을 투입, 착공 8년4개월 만인 지난 2001년 3월 개항했다.

 개항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지난해에는 국제화물처리 세계 2위, 공항서비스 2년 연속 세계 1위 등 세계 수준급의 성적표를 받아든 인천국제공항은 세인들 사이에서 공항이 들어설 풍수지리상 가장 좋은 터라는 입소문이 돌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영종도와 용유도의 땅 이름을 풀어보면 영락없이 공항이 들어서야만 할 자리라는 것이다.

 영종도는 원래 제비가 많은 섬이라 해서 자연도(紫燕島)라고 불렸다.

 조선시대 17대 임금인 효종 때에 지금의 영종도(永宗島)로 바뀌었는데 자연도와 영종도를 한자어로 그대로 풀어보면 `보라색 제비 섬'과 `긴 마루 섬'으로 풀이되는데, 따지고 갖다 붙이기를 좋아하는 우리네 성격을 고집해보면 자연도는 항공기를, 영종도는 활주로로 풀이할 수 있을 듯 싶다.

 제비는 하늘을 나는 날센 새로 봄이면 남쪽에서 날아와 겨울이면 따뜻한 강남으로 날아가는 날렵한 모습은 인천공항에서 이륙하는 비행기의 모습과 흡사해 예부터 지리적으로 타고난 운명이라는 말이 있다.

 또 바다에서 노는 용의 모습을 닮았다 해서 붙여진 용유도는 용이 놀다 다시 바닷속으로 들어갔을 리는 없을 것이고 승천했을 것이 상상되니 항공기가 하늘로 이륙하는 섬으로 비유해도 좋을 것 같다.

 여기에 또 다른 억지를, 그것도 말 되는 억지를 갖다 붙인다고 하면 영종도 주변 섬과 동네 이름이 공항과 연결되는 뜻을 담고 있어 들어보면 맞장구칠 만하다.

 영종도 운중동에는 잠자리를 뜻하는 `잔자리'라는 마을이 있고 영종도 북쪽의 응도는 매섬으로 불렸는데 매는 항공기를 가리킨다고 한다.

 또 영종도에 있는 4개 법정동 가운데 운서동, 운남동, 운북동은 영종도 한 가운데 자리잡은 백운산의 운자를 붙인 것인데 모두 구름 운(雲)을 사용해 하늘과의 연관성이 많은 지역임을 알 수 있다.

 국내 내로라하는 풍수지리가들도 영종도의 이러한 이름과 지형으로 세계 최고의 공항이 자리잡는 데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이라고 거들고 있다고 한다.

 경제자유구역으로 개발되고 있는 영종도는 이제 영종지구 또는 영종도가 아니라 공항을 중심으로 지역 개발에 미치는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의미로 영종공항도시(Yeongjong Aeropolis)로 고쳐 부르기로 했다고 한다.

 영종도로 이름이 바뀐 지 400여 년 만에 하늘을 지향했던 작은 섬마을은 항공대국과 경제대국의 꿈이 영그는 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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