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가 그리운 사람들...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16년 전 헤어진 아내와 딸을 찾고 있는 남자, 산밍(한산밍)이 싼샤에 찾아든다. 아내가 남긴 주소는 이미 물속에 잠겨버린 지 오래, 그는 싼샤의 신도시 개발지역에서 망치질을 하면서 아내를 찾아 헤맨다.

 션홍(자오타오) 또한 지난 2년 간 소식이 끊긴 남편을 찾아 싼샤를 찾는다. 션홍은 가까스로 남편을 찾지만 그의 곁엔 이미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영화의 배경은 아시아에서 가장 긴 하천 양쯔(揚子)강 중상류인 후베이(湖北)성 이창(宜昌)의 세 협곡 싼샤(三峽).

 영화는 아름다운 풍경을 지닌 싼샤에 중국 정부가 세계 최대 수력발전용 댐을 건설하는 공사를 진행하면서 시작한다.

 중국 정부는 양쯔강의 잦은 홍수를 늦추고 관광지로 활용하려는 댐건설 공사를 시작했지만 그 대가로 생태계 파괴와 문화재 매몰 등 커다란 부작용이 뒤따른다.

 주인공들의 애절한 사연과 함께 영화는 싼샤의 일꾼들이 건물 벽을 두들겨 넘어뜨리고 높이 솟은 빌딩도 폭약으로 한순간에 주저앉히는 변화를 비춘다. 하지만 오랜 세월 자리를 지켜온 싼샤의 절경과 일상을 함께하는 사람들은 정적이기만 하다.

 지아장커 감독의 `스틸라이프'가 오는 14일 개봉된다. 영화는 절망과 가난으로 가득 찬 중국의 모습을 수채화처럼 아름답게 표현하고, 빠른 속도로 산업화돼 가고 있는 중국의 현실을 냉정한 듯 애절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지아장커 감독은 이 영화로 제63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으며, 최근 열린 제1회 홍콩영화제 아시안 필름어워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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