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3, 4년 전만 하더라도 북한 고위급 인사의 강경한 발언 한마디면 주가가 널뛰기를 했다. 전날 다우지수의 등락에 따라 장 초반 투자심리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고 일시적인 상승과 하락에 하루에도 열두 번씩 일희일비를 반복했다. 그만큼 투자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고 시장의 불안요소가 많았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요즘은 외국인이 며칠 동안 주식을 내다팔아도 코스피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바야흐로 선진투자환경이 마련된 것이다.

  사람들이 투자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가 이른바 분산투자이다. 하지만 얼마 안 되는 돈을 적립식 펀드에 투자하면서 무슨 분산을 하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올 만하다. 그렇게 때문에 분산투자라는 개념을 정리할 필요가 있을 듯하다.

  흔히 분산투자를 이야기할 때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말로 요약한다. 이는 분산투자의 두 가지 목적 중 하나인 `위험의 분산'을 설명하는 문구로, 한 가지 자산에만 몰아서 투자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의 위험을 여러 가지 자산에 투자함으로써 회피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모든 자산을 주식에만 투자하거나 부동산에만 투자했다면 종합주가지수의 등락이나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따라 엄청난 손실을 감당해야 하지만 여러 가지 자산으로 나눠 투자한다면 한 가지 투자자산이 폭락하더라도 다른 투자자산에서 손실을 보전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손실의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분산투자의 개념은 적은 돈을 저축하는 서민들에게 와닿지 않는 것이 사실이지만 두 번째 목적인 `목표의 분산'은 꼭 알아둘 필요가 있다.

  사람들의 저축사이클을 분석해 보면 2년이나 3년 만기 적금을 열심히 납입하고 만기가 되면 꼭 돈 쓸 일이 생겨서 다 써버리곤 한다. 이러한 저축의 악순환이 계속되다 보면 열심히 저축은 하지만 자산이 불어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는 `목표의 분산'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간별로 예상되는 목표에 따라 그에 맞는 각기 다른 금융상품으로 저축하거나 투자해야 수익과 자산증식, 목표달성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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