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여행객들에게 공항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이 어디냐고 물어보면 아마 관제탑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

 항공권을 구입해 비행기를 타 본 사람들이면 CIQ(세관, 출입국, 검역)지역은 물론 면세구역과 잘하면 활주로까지 들어가 볼 수 있지만 일반 여행객들이 접근할 수 없는 곳이 있다면 바로 관제탑이다.

 계류장과 활주로 사이에 우뚝 솟아있는 8각 기둥의 옥타곤 구조인 인천공항 관제탑은 높이만 100.4m로 빌딩 22층 규모인데 세계 공항관제탑 가운데 세 번째로 크고 100억 원대의 첨단 장비들이 즐비하다.

 영화속에 나오는 외국의 관제탑들은 주인공으로 나온 사람이면 경찰이든 일반인이든 슬쩍 들어갈 수 있는 것으로 나오지만 수백 명의 승객을 태운 공항 상공의 수백 대 항공기들을 빈틈없이 통제해야 하는 안전과 직결된 곳이라 영화속 장면은 그저 영화의 시나리오에 불과하다.

 인천공항 관제탑은 어떠한 방해나 위험으로부터 단 1초도 멈춰서는 안 되는 최고의 보안시설인 관계로 관제탑 둘레는 2중으로 설치된 철조망이 둘러싸고 있으며 서너 차례의 보안검색을 거쳐야만 출입을 허락하는 곳이다.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22층으로 올라가면 8면이 유리로 된 관제탑이 나오는데 2분 간격으로 항공기의 이륙과 착륙이 반복되는 인천공항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에는 탑장을 포함해 22명이 관제사들이 4개 팀으로 나눠 하루 2교대 방식으로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기 위해 2시간씩 돌아가며 관제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관제업무는 허가중계와 지상관제, 국지관제 등 세가지 영역으로 분류된다.

 지상관제석에서는 착륙한 항공기가 다시 이륙할 때까지의 움직임을 통제하고 허가중계석 관제사는 미리 받은 비행계획서를 토대로 항공기에 할당된 항로와 고도에 관한 정보를 알려 같은 고도에서 항공기들이 마주치지 않도록 시간을 지정해준다.

 또 국제관제석 관제사는 항공기의 이착륙을 유도하는데 항공기들의 이착륙이 빈번하거나 기상이 악화되면 관제사들은 초긴장속에 관제업무를 담당한다.

 일반인들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사실상 들어가 볼 수 없기 때문에 더욱 신비로운 곳으로 남아있는 관제탑은 지금 이 시간에도 팽팽한 긴장 속에 여행객들의 안전을 담당하는 등대이자 파수꾼으로 쉴 틈 없이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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