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의 흐름과 대내외 경제여건이 심상치 않다고 한다. 지난 2000년 2월이래 3년만에 처음으로 통관기준으로 무역수지도 지난 1월에 이미 적자로 돌아섰다. 지금 우리의 경제가 도대체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걱정이다. 하긴 주변을 돌아보면 중동정세 불안과 국제유가 급등, 북핵, 내수위축, 가계부실 등 온통 먹구름이 드러워있는 듯한 상황이다. 국제신용평가 회사인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하향조정하는 등 호재보다는 악재가 많다. 경제심리가 불안한 것도 마음에 걸린다.

더욱 심각한 것은 우리사회가 최근 정권교체기의 정치과잉에 따른 혼돈에 빠져들면서 경제마인드와 경제의욕이 실종되고 있었기 때문에서다. 이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기업투자가 전혀 되지 않으며 개인들의 소비도 몇달 전과 판이하게 다를 정도로 꽁꽁 얼어붙고 있다. 그러나 누구 하나 경제를 책임지고 관리하기는 커녕 정치인들은 경제를 외면하고 있어 더 불안하기만 하다.

누적된 가계부채로 내수의 힘을 기대하기 힘들다면 올해 우리 경제의 향방은 수출에 달려있는데 대외여건이 불투명해 불안한 상황이다. 그러나 다행히 우리의 수출은 지난해 7월이후 두자리수 증가세를 시현하고 있어 아직까지는 경기둔화를 막아주고 있지만 이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외환위기 당시와 비교하면 그래도 현재의 경제사정은 양호하다.
아무튼 지금 우리 경제는 성장둔화, 경상수지 적자, 물가분안이라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젠 더 이상 방치할 수는 없다. 통화와 금리의 탄력적 운용과 재정집행의 시기조정 등으로 경기의 연착륙을 유도해야만 한다. 정부와 기업은 대내외 위험요인들을 예의 주시하고 돌발상황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준비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생각된다.

오늘 새정부가 출범한다. 새정부측은 그동안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으니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고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경제부처를 중심으로한 관료사회가 정권 교체기의 정치과잉에 따른 혼돈에 빠져 흔들리고 있었기 때문에 경제주체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한 것은 분명하다. 지금 우리 경제는 새정부측의 말 아닌 실질적인 행동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 새정부의 경제살리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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