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26년 초대 뉴네덜란드 주 장관인 페테르 미노이트는 와핑거 연맹의 한 종족인 맨하튼족에게 약 60굴덴 어치의 방물과 옷감을 지불하고 맨하튼을 구입했다. 60굴덴은 약 24달러 정도의 가치에 해당하는데 현재 맨하튼의 사회경제적 가치를 생각한다면 맨하튼족은 희대의 완벽한 사기를 당한 셈이다. 그런데 만약 맨하튼족이 맨하튼을 양도한 대가로 받은 24달러를 연복리 4%의 예금에 넣어뒀다면 어떻게 됐을까? 놀랍게도 2007년에 맨하튼족의 후손들이 수령할 수 있는 예금잔고는 약 21억4천만 달러가 된다. 우리 돈으로 약 1조9천억 원에 해당하는 천문학적인 금액이다.

 이렇게 약 9천만%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던 요인은 복리와 381년이라는 시간에 있다. 단리였다면 채 500달러가 안됐겠지만 이자에 이자가 더해지는 복리였기 때문에 381년이라는 시간과 결합돼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으로 불어난 것이다.

 결국 종자돈이 없는 상황에서 은퇴 후 풍요로운 생활을 위한 노후준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복리와 시간, 그리고 높은 수익률이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

 예를 들어 65세에 은퇴를 목표로 하는 35세의 직장인 A씨가 10억 원을 마련하기 위해 5%의 금리가 보장되는 적금에 가입했다면 A씨는 매월 136만 원을 적립해야 한다. 하지만 같은 조건의 B씨가 15%의 수익이 예상되는 투자형 금융상품에 가입했다면 매월 20만 원만 적립하면 같은 금액을 마련할 수 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A씨가 왠지 억울한 생각이 들어 자신도 B씨가 가입한 15%의 수익이 예상되는 금융상품에 가입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자동차를 바꾸는 바람에 5년 후에 시작하기로 했다. 하지만 납입금액은 20만 원이 아닌 40만 원으로 올라 있었다. 겨우 5년을 미뤘을 뿐인데 납입금액이 두 배로 늘어난 것이다.

 미국의 젊은이들이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노후자금을 준비하는 것은 단순히 급여가 많기 때문이 아니다. 조금이라도 빨리 나에게 적절한 방법을 찾고 실천할 때 보다 풍요로운 노후가 보장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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