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경기도의 남북교류협력사업>

 경기도의 대북사업은 이른바 `북한 퍼주기' 논란에서 자유롭다는 데 특징을 둔다.

 도는 남북 공동 벼농사나 마을 현대화 사업에서 일방적 지원이 아닌 상호 협력적인 역할을 유지하면서 현금 지원은 절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남한은 벼 육묘법 등 재배법 전수와 함께 이앙기나 콤바인 등 장비를 지원하고 북한은 인력과 골재를 투입해 1회성 지원으로 그치지 않고 `물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자생력을 길러준다.

 지원액도 첫해 기계류 구입액이 커서 17억 원 가량 들어갔지만 올해는 비료와 농약 등에 5억 원만 지원하고도 경작 면적은 2배로 늘렸다.

 또 남북협력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지역 주민의 대표인 도의원을 참석시키고, 의회의 동의를 구함으로써 투명성의 원칙을 지켜 나가기로 했다.

 ◇남북교류협력사업 추진 경과
 경기도는 북한과 접경하고 있는 지자체로서 중앙정부의 통일정책을 지원하고, 지역적 특수성에 기초한 실질적이고 다양한 교류협력을 통해 북한을 개혁과 개방으로 이끌어 궁극적으로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기여할 목적으로 남북교류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체계적이고 안정적 추진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남북교류협력 조례와 시행규칙을 제정하고, 227억 원의 남북교류협력기금을 조성했으며 도민 참여와 전문가의 다양한 의견수렴을 위해 남북교류협력위원회를 운영하고 도의회에 남북교류특별위원회를 구성·추진한바 있으며, 경기개발연구원에 남북포럼을 구성, 운영해 오고 있다.

 이러한 토대 위에 2003년 12월 북한 민족화해협의회와 교류의향서를 교환하고, 2004년 4월 남북교류협력사업에 관한 합의서를 체결함으로써 본격적으로 북한과 교류를 시작하게 됐다.

 2004년에는 농업 분야에서 경운기 100대, 콤바인 20대를 황해북도에 지원하고, 의료 분야에서 치과장비 5세트, 환자수송용버스 5대를 황해북도 사리원시의 구강예방원에 지원했다.

 또 식품 분야에서 평양시 보통강구역에 식품가공공장사업을 착공함으로써 북한과 합의한 사업을 착실히 추진하고, 룡천역 폭발사고 시 긴급구호 의약품을 지원함으로써 협력사업의 토대를 다졌다.

 2005년에는 북측의 농업과학원과 공동으로 평양시 외곽의 룡성구역에서 3ha의 벼농사시범사업 등을 추진했다.

 남북이 공동으로 수확한 쌀 `경기-평양미' 1t이 분단 이래 최초로 2006년 1월 초 인천항을 통해 국내에 들어왔다.

 `경기-평양미'는 분단 60년 만에 처음으로 남북한 동포들이 공동으로 파종하고 모를 내어 거둬들인 신뢰와 화합의 상징이며, 남북한이 실질적인 협력사업을 통해 얻어낸 구체적인 결실이다.

 `경기-평양미'는 통일한국의 토대를 차근차근 쌓아가는 매우 의미있는 것으로서 통일의 디딤돌을 한 단계 쌓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2004년 착공한 평양의 식품가공공장은 경기도가 설비와 기술을 제공하고 북측이 인력을 제공해 2005년 10월 준공했으며, 연간 당면 700t, 냉면 1천800t을 생산하고 있다.

 경기도는 설비기술자를 여러 차례 방북시켜 당면·냉면설비 2세트, 냉동설비 2세트, 300평 공장 리모델링, 숙성실, 세척장, 건조장 등을 설치하고, 북측은 열악한 형편 속에서도 보관창고, 위생실, 마당 포장공사 등을 맡아 추진함으로써 식품가공공장이 남북협력으로 준공하게 됐다.

 하지만 2006년 봄에 주변 공장 지역에서 오염물질이 발생하고 공장의 지하수가 식품에 부적합하다는 판정이 내려 2006년 5월 평양 만경대구역으로 이전 설치했다.

 그리고 문화교류사업으로 6·15행사기간 중 평양에서 열린 남측 가극 `금강' 공연을 지원해 문화적 이질성을 이해하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평양시 당곡리 농업 협력 및 현대화 사업
 ▶사업 추진 의의 = 남북분단 6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남한의 자재와 기술, 북한의 노동력이 합해져 북한의 농촌지역 환경을 새롭게 바꾸는 최초의 사업이다.

 북한의 최소 행정단위인 `리'협동농장 주민들과 남측이 사업내용을 서로 직접 협의하고 연차별 계획을 세워 추진하는 사업이다.

 북측은 경기도와의 사업을 시범모델로 해 북한 전역으로 확산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북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여파에도 불구하고 북한 주민에게 꼭 필요한 사업이라는 공통적인 의식에 공감했다.

 ▶사업 내용 = 대규모(90만㎡) 벼농사협력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영농환경의 체계적인 개선이 필요해 현대화된 영농기자재 지원 뿐만 아니라 농로 포장, 용배수로 흄관 설치, 도정시설 등 농업 기반시설 개선을 추진 중이다.

 특히 주변 지역 환경개선사업을 함께 추진함으로써 주거환경 개선과 주민 삶의 질을 증진하기 위해 진·출입도로 포장, 주택 개·보수 및 신축 등 주거환경 개선, 탁아소 신축, 소학교 및 10일유치원 보수 등 교육환경 개선, 진료소 신축, 의약품 지원, 관정 설치 등 삶의 질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중·장기적 계획(3년)을 바탕으로 예측 가능한 안정적인 교류협력 사업의 모델을 제시했다.

 ○3개년 분야별 사업계획(안, 2006~2008년)
 ▲연도별
 1년차(2006년도)
 2년차(2007년도)
 3년차(2008년도)
 ▲추진방향
 - 벼농사 및 환경개선 집중 투자
 - 벼농사 및 환경개선사업 확대
 - 농촌 현대화사업 완성

 ▲농업분야
 (벼농사, 농업기반 조성)
 - 벼농사협력사업 100ha
 - 이앙기 500대, 콤바인, 경운기 등 18대, 파종기 등 8종
 - 도정공장 및 창고 신축
 - 채소재배(5종) 등
 - 농로포장 1.5km
 - 벼농사협력 200ha
 - 트렉터, 파종기 등
 - 비료, 농약
 - 채소재배(5종) 등
 - 농기계수리센터
 - 도정공장 마무리
 - 벼농사협력 100ha
 - 비료, 농약
 - 채소재배(5종) 등
 
  ▲환경개선 분야
 - 진입로 포장 2.2km
 - 중장비 지원 포크레인 등 6종
 - 주택 개·보수 59가구
 - 소학교, 유치원 보수 1개소
 - 도로 포장 마무리
 - 주택 보수 마무리
 - 소학교·유치원 보수
 - 탁아소 신축
 - 식수용 관정 설치 1개소
 - 진료소 신축 1개소
 - 주택 신축
 ▲기타
 - 의약품 지원(팜뱅크 병행)
 - 의약품 지원(팜뱅크 병행)
 - 의약품 지원(팜뱅크 병행)
  (※ 주택 신축은 타 사업 진척상황을 봐가며 단계적 추진)

 ◇2007 주요 추진사업
 농업협력사업은 지난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더 발전된 방향으로 진일보해 추진하고 있다.

 벼농사 협력사업은 2006년 100ha이었던 것을 200ha로 확대했다. 북측은 연초 남측 기술진으로부터 상토제조법을 배워 당곡리 논 전체 면적 약 400ha를 (어린모)기계이앙을 실시해 남쪽 기술진을 놀라게 했으며, 북측 스스로도 모내기 때 평양의 인력동원을 받지 않고 모든 모를 내게 돼 인력 감축 효과도 톡톡히 본 것으로 알려졌다.

 채소 재배는 2006년 경험을 바탕으로 지속 추진키로 했으며, 북측이 2006년 재배해 소득이 있었던 방울토마토·오이를 주축으로 작물재배와 기술전수가 이뤄지고 있다.

 그리고 지난해 핵실험으로 인해 마무리되지 않은 도정공장 및 농산물 보관창고를 전문기술자 투입과 추가 자재 지원을 통해 마무리했으며, 가을철에 추수한 벼는 이 도정공장에서 정미가 될 예정이다.

 아울러 농업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농기계 수리센터 신축을 위해 북측과 협의 중에 있으며, 가을철 추수기 이전에는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현대화 사업을 통한 북한 주민의 편익 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교육시설, 공공시설, 주택 등을 개·보수 및 신축하는 등 주민생활과 밀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소학교, 유치원 등 창호와 지붕 교체, 도색 등 보수를 7월 중에 마무리할 예정이며, 진료소 신축, 탁아소 신축을 7~8월 착공해 금년도에 마무리할 예정이다.

 무엇보다도 북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깨끗하고 안심하며 먹을 수 있는 먹는물 공급이 필요하다. 도는 늦어도 9월 중에는 식수용 관정 개발을 해 깨끗한 물 공급을 통해 수인성 전염병 예방에 한몫할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주택 보수(59호)는 도색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마무리됐으며, 북측이 자체적으로 신축하고 있는 주택에 예산의 범위 내에서 창호 등을 지원함으로써 주거환경 개선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옛 경기도 지역인 개성시, 개풍군, 장풍군 지역의 협력사업 발굴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협력사업에 대한 전기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산림녹화(조림, 양묘장 건설)를 통한 남북교류의 공감대 형성과 양돈장 지원을 비롯해 향후 벼농사 협력, 장단콩 재배, 말라리아 방제 등 경기도의 옛 지역에 대한 종합적인 개발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향후 발전전망
 경기도는 일회성·전시성 사업은 지양하고, 주민에게 실질적 혜택을 주는 인도적 지원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북한 주민의 생활안정에 도움이 되도록 꾸준히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농업·축산·임업 등 다양한 형태의 협력사업 모델 창출과 함께 북한 스스로 생활여건을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기반시설 지원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남북협력사업은 서두르지 않고 점진적으로 단계별로 추진키로 했다. 향후 인도적 협력사업을 바탕으로 키워진 남북교류역량을 통해 남과 북이 상생할 수 있는 경제협력사업을 발굴,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한강하류 모래 채취, 한강하류 김포 조각나루 공동복원, 파주~개성 도보 및 마라톤행사, 비무장지대 공동축제행사 개최, 문화재 공동발굴 등 북한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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