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앞으로도 계속 자연과 벗 삼아 살아갈 것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미래도 역시 그럴 것이다. 그러나 이런 추측은 빗나갈 수도 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대부분의 인구가 수도권에 밀집되어 있는 까닭에 우리 사회는 지금 갖가지 병폐를 앓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현재 수도권 인구가 2천400여만 명으로 전국 인구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모든 살림살이조차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형편이다. 인구의 편중, 부의 편중이 오늘날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이지만, 아이들의 자연결핍장애 현상 역시 부의 편중 못지않게 우리 시대에 풀어야 할 숙제다.

            심각한 아이들의 자연결핍장애

 여기에 부산, 대구, 광주, 울산과 같은 광역시를 포함시키면 대부분의 청소년들도 도시에서 살고 있다. 도시의 인구는 점점 거대하게 늘어나고 지방의 젊은 인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몰려 있는 도시에서 생태적 감수성을 느끼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의 아이들에게 자연과 함께하는 것을 느끼게 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그것은 바로 아이들에게 건강과 감성을 되찾아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최근 연구조사에 따르면 주 5일 근무제 시행으로 주말 여가시간이 늘어났지만 정작 직장인 2명 중 1명은 예년과 다르지 않게 집안에서 여가를 보낸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우울증을 앓고 있는 자녀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도시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점점 약해지는 이유는 뭐니 뭐니 해도 이 같은 환경 때문이다. 아이들이 실내에 있는 시간이 너무 많다. 아이들에게 '놀이'라는 말은 더 이상 밖에서 뛰어노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많은 아이들이 밖에 나가 노는 것보다 오히려 실내에서 컴퓨터로 세상을 접하는 일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물론 각종 범죄, 교통사고 등 사회 역시 과거와 달리 위험해진 것도 이러한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런 가운데 자연결핍장애 현상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아무리 좋은 약을 쓴다 한들 근본적 해결이 어렵다. 아이들 건강을 위해서는 집 밖으로 나갈 필요가 있다. 특히, 주말농장은 훌륭한 환경교육의 장이다. 환경교육은 함께 살아가는 것과 자연이 우리의 친구라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 소중한 활동이다.

 무, 배추, 쑥갓, 감자, 상추, 토마토, 고추를 심어보자. 책과 그림으로만 보아왔던 아이들에게 생명의 신비함과 수확의 즐거움을 맛보게 할 것이다. 아이들은 흙이 생명을 튼튼하게 자라도록 만드는 고마운 존재라고 느끼게 될 것이다. 아이들에게 자연은 스승이자 마음껏 상상을 펼칠 수 있게 도와주는 무한 가능성을 안겨준다.

 일본에서는 조만간 ‘평일은 도시에서, 주말은 시골에서 전원을 즐기는’ 생활패턴이 자리잡을 전망이다. 일본 정부가 이 같은 ‘2지역 거주’ 희망자들에 대한 본격적인 지원 대책 마련에 나섰기 때문이다.

       주말농장일기는 행복 안내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관방장관 시절 결성한 ‘도시와 농산어촌 공생 프로젝트팀’은 2지역 거주 희망자들을 위해 교통비 할인, 2지역 거주에 따른 행정 편의 제공과 세금 경감, 농어촌 주택 구입 지원 정보 제공의 일원화 대책 등을 세우는 한편, 도시 거주자가 시골에 주말 농장을 소유할 경우 이에 따른 농지법 제한 등 2지역 거주에 장애가 되는 각종 규제 완화 대책도 강구하기로 했다. 이 같은 조치는 올해부터 대량 퇴직하는 ‘단카이세대(2차대전 후 베이붐세대)’를 자연스럽게 지방으로 분산·유치하기 위한 것이다.

 주말에 할 일 없이 집에서 시간을 보낸다면 이제부터라도 아이들과 주말 농장을 시작해 보자. 그리고 아이들에게 일기를 쓰도록 지도하자. ‘주말 농장 일기’가 소박한 행복을 찾아 주는 훌륭한 안내서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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