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급 투수'라고 불렸던 선동열 한국야구위원회(KBO) 전 홍보위원이 제2의 야구인생을 위해 일본으로 떠난다.

선동열은 3월1일 일본 나고야로 출국해 현역생활을 마무리했던 주니치 드래곤스에서 한 시즌동안 지도자 수업을 쌓은 뒤 돌아 올 예정이다.

7년 전 한국야구의 자존심을 안고 일본 원정에 나섰을 때만큼 비장한 각오는 아니지만 이번 방문은 자신의 지도자 인생을 가늠할 중요한 시기가 될 전망이다.

'99시즌 뒤 주니치에서 은퇴했던 선동열은 지난 3년간 KBO 홍보위원으로 지냈다.

처음 1년은 쉬겠다는 생각으로, 나머지 2년은 현장 복귀를 생각했지만 이런 저런 주변의 일들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몇 몇 구단으로부터 지도자 제의를 받았지만 결정하기가 어려웠다"고 밝힌 선동열은 "국내에서는 아직도 지역이나 선후배 관계 등이 얽혀 움직이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때문에 선동열이 내린 결론은 해외 지도자 연수 뒤 재복귀하는 것이며 처음에는 메이저리그 연수를 추진했었다.

일본에서 4년을 보내다 국내로 돌아와 한국 교육 현실에 잘 적응하지 못했던 두자녀 문제도 고려해서 미국 보스턴에 거주할 주택까지 알아봤지만 올 봄 중학교에 진학하는 큰 아들 민우(13)가 한사코 반대했다.

"이제 한국에서 겨우 적응할 만한데 다시 미국으로 간다니 상당히 스트레스였던 모양"이라고 말한 선동열은 "민우가 지난 학기에는 처음으로 전 과목 80점 이상을 받았다"고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큰 아들의 반대속에 선동열은 방향을 일본으로 틀었고 혼자만 다녀오기로 한 가운데 주니치 구단에서 선동열이 맡은 보직은 2군 투수 코치.

지난 해 9월쯤 접촉했으면 정식 계약을 맺고 연봉도 받을 수 있었겠지만 올 1월에야 연락한 탓에 소정의 체류비만 지원받기로 했다.

그럼에도 주니치는 150㎞대의 강속구를 지녔지만 실전에서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신예 고마다의 전담 지도를 요청할 만큼 선동열의 능력에 큰 기대를 걸고있다.

선동열은 유망주 지도도 중요하지만 훈련 프로그램을 익히는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주니치 1군이 아닌 2군을 택한 것은 체계적으로 선수 육성 과정을 배우기 위해서다. 국내 야구는 기술적으로 일본과 별 차이가 없지만 선수 육성 프로그램이나 체력관리 프로그램은 뒤떨어졌다"고 선동열은 지적했다.

"상황에 따라 일본에 더 머물수도 있지만 기본 목표는 올 10월 국내에 복귀해 감독이든, 코치든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밝힌 선동열은 "다시 한국에 돌아올 때는 국내의 야구 여건이 더 좋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