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좋은 아침입니다. 고객과의 약속은 기본예의입니다. 다시 한 번 고객 약속을 확인합시다.”
 오전 10시23분. 백화점 개장을 7분 앞두고 스위트 피플(Sweet People)의 `A Wonderful Day'가 매장에 흐르며 차분한 목소리의 방송이 시작된다.
 신비롭기까지 한 소리에 이끌려 `외부인 출입금지'란 경고도 무시한 채 방송실을 찾았다.
 소박함. 백화점의 화려함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듯한 흰색 블라우스에 화장기 하나 없는 `쌩얼'의 전세정(29)씨와 그렇게 만났다.
 “흔히들 목소리만 좋으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한시라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곳이 방송실입니다.”
 고객 쇼핑의 윤활유 같은 역할이 방송이다. 잔잔한 음악으로 고객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각종 쇼핑 정보와 함께 고객의 소리를 담아낸다. 여기에 혹시 모를 재난상황에 신속히 대비, 고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이 모든 것이 예고 없이 실시간으로 이뤄지다 보니 잠시라도 긴장의 고삐를 늦출 없는 부서가 방송실이다.
 “예전엔 꽉 짜여진 방송을 했어요. 틀어주는 음악이며 전달 멘트까지 일정했으니까요.”
 백화점에 없는 것이 세 가지 있다. 첫째가 시계고 둘째 창문, 셋째가 바로 가요(트로트)다.
 세 가지 모두 고객 쇼핑과 연관이 있다.
 그러나 롯데백화점 인천점은 그 중 하나의 규칙을 과감히 어기고 있다. 일정 비율의 가요를 매장에 띄우기 시작한 것이다.
 “고객 중심의 방송과 함께 직원들을 위한 방송을 겸하고 있죠.”
 직원이 즐거워야 매출도 오른다는 판단에서다. 과거의 고정 틀을 개선, 새로운 개념의 유통환경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개장 전 방송은 특히 자율성에 무게를 둡니다. 직원들의 생일을 축하해주거나 날씨 등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죠.”
 주말엔 더욱 활기를 띤다. `DJ 김과 함께하는 재미있는 방송'이란 주제로 직원들의 사연을 담은 방송을 진행한다. 갖가지 사연 소개를 통해 그들의 애환과 즐거움을 함께 나누는 것이다.
 백화점 영원한 황제인 고객과 함께 직원들에 대한 배려가 새로운 마케팅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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