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폭주족과 함께 가장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던 분야 중의 하나가 자동차 튜닝이다. 선진 외국의 긍정적인 의미와는 달리 ‘튜닝’의 의미 자체가 ‘불법 부착물’의 대명사로 바뀐 지 오래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는 젊은 친구들의 불법 부착물로 뒤덮인 차량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선진국의 자동차 튜닝은 이미 하나의 별도 수익모델로서 자리매김한 지 오래이며, 자동차 산업 발전의 견인차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일반인의 레저문화로서도 그렇고 건전한 소비문화를 좌우하는 요소로도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대부분의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에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각종 튜닝메이커가 한 짝을 이루고 있다. 신차 개발 단계부터 공동 수익모델의 창출, 상호 기술자문은 물론이고 소비자 취향의 선두 주자로서도 함께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획일화된 양산차를 탈피하는 가장 훌륭한 수단으로서 나만의 유일한 차를 소유한다는 특별한 의미도 부여하고 있다.

 국내의 자동차 튜닝에 대한 잘못된 오해는 많이 알려져 있다. 의미도 잘못 사용되고 있고 튜닝에 대한 제도적 미비, 구조변경에 대한 통로의 막힘, 추상적인 규제 방법, 검사기준의 미비, 불법 일선 업체의 불법 구조변경, 관련 단체의 부재 및 자정기능의 부재 등 총체적인 문제점이 노출되어 있으며, 어디부터 고쳐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기준이 없는 상태다. 이른바 총체적인 미비점이 많아 개선방향을 설정하기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최근 한미FTA는 이러한 변화를 유도하는 압력으로 크게 작용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 대한 글로벌 개념이 확대되면서 변화에 대한 요구가 강해지고 있고 튜닝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과 유럽과의 FTA가 발효된다는 가정 하에 3년이라는 한시적 개념의 시기가 주어지면서 튜닝에 대한 개념을 본격적으로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자동차 튜닝에 대한 여러 문제점이 이미 제시되었고 어떻게 현안을 풀 것인가에 대한 언급이 많아지고 있다. 몇 가지 방법을 수순대로 고려하면 충분히 빠른 기간 내에 정착이 가능할 것이다.

 우선 튜닝에 대한 정책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지금까지 자동차 튜닝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만큼 전체를 현안을 정리하는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국내의 튜닝 현황과 문제점을 정리하고 선진 해외사례를 제시하며, 우리에게 맞는 앞으로의 튜닝시장에 대한 비전을 실어 올바른 방향 설정에 활용해야 한다.

 둘째로, 이를 토대로 정책 토론회나 공청회를 통해 일반인들의 관심과 의견을 반영하고 올바른 판단에 대한 검증을 해야 한다. 또한 실무 간담회를 수시로 해 보완을 거듭해야 한다. 여기에는 우선 정부 담당부서인 건설교통부, 산업자원부, 환경부, 경찰청이 포함되어야 하며, 일선 검사기관인 교통안전공단과 튜닝 관련 단체, 학계 등이 포함되어 올바른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셋째로, 법 개정을 추진하기에 앞서 선진 외국과 같은 일반적인 튜닝부품에 대한 인증기관 설립에 대한 의견 조율이 있어야 한다. 특별한 구조변경 검사 없이 보편적인 튜닝부품은 법적 테두리 안에서의 인증을 통해 마음대로 시장에서 유통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가장 보편적인 드레스업 튜닝과 메카니즘 튜닝에 대해 30~40개 품목의 인증이 우선 가능할 것이다.

 넷째로, 튜닝부품 인증기관 설립을 포함한 전반적인 법적 개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통해 기존의 막혔던 통로를 확실하게 열고 처음부터 끝까지 법적 테두리 안에서 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다섯째로, 튜닝 관련 단체에서는 일선 업체들의 불법 튜닝에 대한 기준과 단속을 자정적으로 진행하고 합법적인 튜닝에 대한 정보 공유화를 추진해야 하며, 마지막으로 계속적인 검증과 선진 시스템을 벤치마킹하고자 하는 노력은 물론이고 각종 관련 세미나를 통해 튜닝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확산하고 활성화에 매진해야 한다.

 이미 튜닝시장에 대한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여러 대기업뿐만 아니라 관련 기업들의 움직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수익모델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나가고 있다. 분명한 것은 튜닝 시장도 3년 이후에는 지금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발전되어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는 길은 지금부터라도 확실하게 정리하고 분석하는 자세부터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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