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형균 동인천 소상공인지원센터 상담사

 요사이 인기있는 TV프로그램으로 `쩐의 전쟁'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쩐'이란 예전의 돈의 단위였으나 현재도 널리 통용되는 돈의 별칭이다. 드라마 `쩐의 전쟁'은 주로 현금을 판매상품으로 하는 금융, 그 중에서도 사채업자의 `장사'에 대한 내용이다. 특히 관심을 깆게 되는 이유는 사채업자를 주로 이용하는 대상이 소규모 자영업자들이기 때문이다. 드라마를 통해, 원본 만화를 통해 그들의 애환을 생생히 엿볼 수 있었다. 방송을 보면 어려운 지경에 이르러 거의 죽음과 같은 고초를 당하는 것을 보곤 한다. 이런 분들을 돕는 일을 주로 하는 소상공인지원센터에 근무하는 나로서는 안타깝고, 아직까지 홍보가 부족해 혜택이 미치지 못하는 분들이 많구나 하는 점에서 숙연해지기조차 한다.

 소상공인들은 부족한 재원과 조건으로 장사나 공장을 시작하기 마련이다. 사정이 조금 나아졌다 해도 사업을 영위하다 보면 예기치 않은 일이 닥치게 마련이다. 곤경에 처해서야 급히 관련 도움을 얻으려 한다면 형제조차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시간에 쫓겨 사채를 이용한다면 뒷감당이 보통 힘든 것이 아니다.

 일 년 전에 고객 한 분이 오셔서 머리를 쥐어 짜면서 “요새 왜 사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지나가듯이 한 적이 있다. 다행히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지라 무료 컨설팅을 통해 아직 젊고 본인이 운영하고 있는 업종에 10여 년 이상 근무한 후에 개업한 것이라 판매 제품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대고객 서비스 등 운영에 별 문제가 없음을 알게 됐다. 입지와 상권을 검토해 보니 전철역 지하상가 출입구로 1급지에 해당됐다. 몇 차례 상담과 방문을 통한 정밀경영진단을 한 결과 개업 시 무리한 차입금이 불러온 과대 지급이자로 인한 유동성 빈곤의 악순환이 발생한 것임을 파악하게 됐다.

 해법으로 몇 가지 지원방안을 제시하고, 그 중에 가능한 한 가지를 선택하고 부족한 담보는 지역신용보증과 신용보증기금을 소개해 중간에 복잡하고 귀찮다고 그만두겠다는 분을 독려해가며 진행했다. 시간이 다소 걸렸지만, 다행히 내방했던 고객의 문제는 해결이 됐고 편안히 사업이 운영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달부터 마라톤대회 준비를 위해 주말마다 월미공원에 연습차 가곤 하는데 그날따라 정상에서 쉬고 있었다. 바로 앞에서 어느 분이 열 살쯤 되는 아들과 배드민턴을 다정히 치고 있었다. 나도 저런 아빠였는지 부러워하며 숨을 고르고 있으니 그 분이 제 앞으로 와서 얼굴에 미소를 가득 담아 반갑게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누구신지요?” “접니다. 그 때 그 사람, 투덜되며 투정부리던, 애 먹이던...” “아 예~~!” “덕분에 요즈음은 밥도 맛있고 사는 재미도 납니다. 고~맙습니다!” “왠걸요, 다 사장님이 평소 신용관리를 잘 하신 덕분이지요, 제가 뭐 도와드린 것이 있나요.”
 아이가 아빠를 불러 오랜 대화는 나누지 못했지만 부자가 다정히 손잡고 내려갈 때 고객이 뒤돌아보며 뿌려준 행복한 얼굴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사례의 분과 같이 사전에 도움을 주는 공공기관들을 미리 알아두고, 상담해 둔다면 불시에 닥치는 어려움을 무난히 해소하는 데 작은 도움이나마 되리라 본다. 더구나 전부가 무료라는 것이 소상공인에게는 손쉽게 다가갈 수 있는 조건이며, 자영업을 10여 년간 운영해 본 이들이 있어 실제적인 도움이 된다는 점은 매력적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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