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연인, 가족 등이 산과 들, 바다로 떠나는 요즘 서울 근교의 1시간 거리에 위치한 광주시의 대표적 관광명소인 ‘광주 8경’을 소개한다. 광주8경은 ▶남한산성 ▶분원도요지와 팔당호 ▶앵자봉과 천진암 ▶광주조선관요박물관 ▶경안습지생태공원 ▶무갑산 ▶경안천변 ▶태화산 등이다.

 남한산성은 성곽(사적 57호), 벚꽃길 및 계곡, 노송군락, 수어장대 등 4곳이 특히 볼만하다. 분원도요지와 팔당호는 벚꽃길 드라이브를 즐기고 도예를 체험할 수 있어 사계절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천주교의 발생지이자 실학 연구의 산실인 천진암과 주변 앵자봉은 역사·종교 자원으로서의 상징성과 앞으로의 활용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경안천변은 2009년 마무리되는 자연형 하천조성사업을 통해 생태습지공원을 갖춘 자연형 하천으로 거듭나고 있으며 무갑산과 태화산은 휴양 리조트 개발 등 체류형 관광지로 한창 개발 중에 있다.

 #  남한산성

 백제의 첫 도읍지인 남한산성. 672년 신라문무왕이 쌓은 토성의 터를 활용해 조선 인조가 1624년에 축조한 성이다.

 남한산성의 봄은 흐드러진 벚꽃 길에서 시작된다. 남한산성을 관통하는 지방도와 팔당호 변 도로를 따라 심어놓은 벚꽃과 산성천 맑은 물에 씻긴 바위와 돌들이 바닥에 깔린 개울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한다. 여름이면 시원 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려고, 가을이면 산성을 따라 심겨진 노란 은행나무와 단풍나무의 붉은 빛을 따라 트레킹을 즐기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남한산성의 겨울은 또 다른 맛이 있다. 눈 쌓인 고요한 성 안을 걷다보면 어느새 마음까지 깨끗이 씻기는 기분이 든다.

▲ 팔당호전경
 #  팔당호와 분원도요지

 가평과 양평을 관통하는 북한강과 여주와 양평을 가로지르는 남한강이 팔당호에서 만난다. 물가에 드리운 고목들이 수면에 비치는 모습은 저절로 탄성을 자아낸다.

 팔당호를 끼고 337번 도로로 들어가면 좁은 굽이길이 나온다. 야트막한 산길을 지나 나타나는 마을이 바로 남종면 분원마을. 팔당호가 지척에서 찰랑이고 맞은편 양평 능내리의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이곳. 백자로 유명한 이 마을의 가마터가 있던 자리에 분원백자관(분원초등학교 내)이 들어섰다. 그때의 흔적을 말해주듯 학교 곳곳에 도자기 파편들이 반짝하고 얼굴을 내민다. 대체로 조용한 이곳도 가을이면 시끌벅적 해진다. 붕어찜을 먹으러 온 직장인들의 체육대회와 야유회가 자주 있기 때문. 고소하고 담백한 붕어찜 또한 이 마을의 명물이다.

▲ 천진암과앵자봉
 #  앵자봉과 천진암

 광주시 퇴촌면 우산리에 위치한 앵자봉은 꾀꼬리가 알을 품고 있는 산세로 정상에 오르면 동쪽으로는 양자산이, 서쪽으로는 무갑산이 내려다 보인다. 산은 667m로 높은 편은 아니지만 신유박해 때 가톨릭교도들이 박해를 피해 숨어들었을 만큼 산은 갈수록 깊어진다.

 가을에 온통 떡갈나무 잎으로 뒤덮인 푹신한 등산로를 따라가다보면 기슭에 조그만 암자가 하나 나온다. 이것이 바로 한국 천주교의 발상지인 천진암이다. 겨울 앵자봉 기슭에서 학자 이벽이 이승훈, 정약용 등 10명의 학자들과 함께 천주학을 논하며 학문을 종교로 발전시켰다. 현재 이벽·권철신·권일신과 이승훈·정약종의 묘소가 이장돼 있으며 100년 계획에 따라 천주교 대성당 건립이 추진 중이다.

▲ 광주조선관요박물관
 #  조선관요박물관

 광주시 실촌읍 곤지암에 가면 새의 날개를 닮은 건물이 하나 보인다. 바로 조선왕실에 도자기를 공급하던 사옹원의 도자기들이 전시돼 있는 조선관요박물관. 규모가 크진 않지만 이곳은 조선백자와 전통 도자문화를 연구하는 전문학술 박물관이다. 박물관 안에는 순백자, 청화백자, 철화백자, 분청사기 등 백자의 유려한 멋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전시관 한 켠에 마련된 도자문화실에서 다양한 전시물과 영상, 모형 등을 보며 도자기의 역사, 제작기법, 및 도자기 감상법 등을 익히고 옛 도자기의 파편을 직접 만져보며 몇 백 년 전의 도공의 숨결을 손끝에 느껴 본다. 전시관을 충분히 둘러봤다는 생각이 들면 박물관 밖에 나가 도자기 가마, 도깨비 나라. 흙놀이 체험장, 스페인 조각공원 등을 들러볼 수 있다.

▲ 경안생태공원
 #  경안습지생태공원

 팔당댐이 건설되면서 광주시 일대 농지와 저지대가 물에 잠긴 이후 자연적으로 습지로 변한 독특한 곳이다. 다양한 수생식물과 갖가지 철새와 텃새가 서식하게 되어 이제 조류관찰과 자연학습의 장으로 거듭났다.

 과거의 경안천 하구 일대는 수도권 2천만 명의 상수원인 팔당호 수질오염의 원천으로 더 알려져 있었지만 주민들의 노력으로 이제는 철따라 연꽃, 마름, 물수세미 등 다양한 수생식물이 자란다. 또 이곳에서 물닭과 쇠물닭 등 많은 조류와 붕어, 납자루 등 어류와 대칭이, 펄조개 등 민물조개를 볼 수 있어 아이들과 함께하는 나들이코스로서 손색이 없다.

▲ 무갑산
 #  무갑산

 광주시 초월읍에 위치한 무갑산은 실촌읍과 퇴촌면으로 지맥을 뻗치고 있다. 임진왜란 때 항복을 거부한 무인들이 은둔했다는 설도 있고 산의 형태가 갑옷을 두른듯 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정상에 올라서면 그런 느낌은 사라지고 무장해제한 듯 풍광이 눈앞에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높이 578m의 무갑산은 산생지로 별로 알려지지 않아 조용하고 호젓해 가족들과 함께 산행하기 좋다. 봄이면 산나물이 풍성하고, 여름이면 우거진 녹음으로, 가을이면 단풍이 아름답다. 특히 겨울 눈꽃은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 아름답다.

▲ 경안천
 #  경안천변

 경안천을 따라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가 죽 펼쳐져 있다. 자전거를 타고 경안천변을 달려보자. 돌다리 사이로 흐르는 물도 보이고 억새풀도 스쳐 지나간다. 엄마 손을 잡고 나온 아이들이 즐거워 보인다. 자전거를 타다가 지루해지면 근처의 청석공원에서 인라인스케이트도 탈 수 있다. 경안천변에 있는 영은미술관도 들러볼 만한 곳이다. 야외 잔디광장에는 조각품과 설치미술품들이 설치돼 있고 공연장도 갖추고 있는 전원형 복합미술관이다. 관람을 마치고 미술관 안에 마련된 카페에 들러 따뜻한 차 한 잔도 나눌 수 있어 정겹다.

▲ 태화산
 #  태화산

 광주시 도척면 추곡리에 위치한 태화산(644m)을 찾아 가려면 먼저 소머리국밥으로 유명한 곤지암을 찾아간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들어가서 호반도로를 가다보면 상당히 뾰족하게 솟은 태화산 봉우리를 볼 수 있다. 도척면에서 둑길을 따라 들어가면 작은 송림과 은적암이라는 작은 절이 나타난다. 여기서 물을 채우고 왼쪽 소로를 따라 숲속으로 들어가면 개울과 나타난다. 개울은 작지만 물소리가 시원한 데다 숲이 깨끗해 산 초입인데도 이미 깊은 골짜기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든다. 울창한 숲 사이로 난 능선오솔길을 올라가면 바위 전망대가 나온다. 내려다보면 계곡이 시원하게 펼쳐지고 계곡 너머로 백마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길고 장쾌해 가슴이 탁 트인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찾았을 정도로 아름다운 태화산은 어느 쪽 코스를 잡더라도 왕복 3시간 정도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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