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항기 인천의 경제구조 및 조계지의 사회상, 풍속연구에 다양한 단서를 제공하는 책자가 발간돼 한국의 식민지 근대화 과정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쓰이고 있다.

 인천대학교 인천학연구원은 지난 1898년 조선신보사 기자였던 `야쿠시지 지로'가 편찬한 `신찬인천사정(新撰仁川事情)' 원고를 올 초에 발굴해 새롭게 번역했다.

 이번 책자의 자료는 지난해 2월 일본 고베시립도서관에 소장돼 있다는 것을 알고 자료 사본을 입수할 계획을 세운 다음, 그해 4월 고베도서관 소장본과 동일한 자료가 연세대중앙도서관에도 소장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 수집하게 된 것.
 이 자료의 발견으로 인천개항 10년사인 `인천사정(1892년)'과 개항 20년사에 해당하는 `인천번창기(1903년)' 사이의 자료 공백으로 상당부분 보충할 수 있게 됐다.

 인천학연구원 김창수 상임연구원은 “이번 자료의 번역을 통해 인천의 일본인들이 1892년 이후 매 5년마다 인천의 변화상과 주요 현황을 정리한 인천안내서를 발간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현재 1908년 자료가 있을 것을 추정하고 발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출간돼 `신찬인천사정' 책자에는 인천개항사를 비롯해 상업과 무역, 내지행상, 운수·교통, 해관, 행정, 종교, 신문지, 생활, 풍속, 기후, 풍토, 위생 등으로 서술돼 있으며, 일한조약편람, 인천공사직원록, 인천일본인상공일람, 우편전신일람, 기선운임표 등과 같은 자료도 부록으로 실려 있다.

 특히 책머리에 삽입된 `인천거류지지도(仁川居留地之圖)'는 1890년대 후반 인천의 주요 기관과 건축물 배치 상황을 알 수 있는 약도로 개항기에 발간된 인천안내지도 가운데 내용이 가장 충실하다.

 이번 책자를 펴낸 인천학연구원의 연구원들은 “인천을 수도 서울의 관문, 경기·충청·황해·평안 4도 등 무역의 길목으로서 한국의 개항장 가운데 제일 가는 시장”이라며 “군항(軍港)으로서의 가치는 없지만 부근 연안에서 가장 지세가 좋은 위치를 가지고 있어 일본의 요코하마와 같다”라고 인천의 발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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