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택 토마토 재배
 수경재배라는 Hydroponics의 어원이 그리이스어로 `물'이라는 뜻의 hydro와 `노동'이라는 뜻의 ponos에서 유래했듯이 물을 이용해 식물이 필요로 하는 영양분을 흙을 사용하지 않고 인공적으로 공급해 재배하는 방식이다. 수경재배는 초기 시설비와 재배기술이 어렵다는 선입견으로 면적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지는 않지만 앞으로 청정 먹을거리 생산과 노동력 절감을 위해 우리 농업이 가야 할 방향이다.

 우리나라의 수경재배면적은 90년대 급성장에 이어 2001년에는 736㏊(2천8가구), 2004년 847㏊(2천176가구)로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이 중 펄라이트 배지경 재배는 823농가 304.8㏊로 36%를 점유하고 있는데 이것은 펄라이트 배지경 재배가 수경재배의 가장 보편적인 재배 시스템으로 널리 보급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 drain
 펄라이트 재배는 크게 베드충진 방식과 자루재배 방식으로 나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베드충진 방식만을 사용하고 있으며 국외에서는 지중해 연안 지역에서 펄라이트 자루재배가 일반화돼 있다. 북유럽의 과채류 수출 전진기지인 스페인의 경우 75%가 펄라이트, 25%가 암면재배다. 미국에서도 펄라이트 재배는 자루재배가 표준이다. 즉, 우리나라 이외에는 농업경쟁력을 갖고 있는 모든 국가에서 펄라이트 재배를 자루 방식으로 행하고 있다.

 베드충진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농가들은 배지 충진이 매우 번거로우며, 비용을 줄이기 위해 펄라이트 배지를 여러 작기에 걸쳐 몇 년 동안 재사용하고 있다. 또한, 재사용하는 기간이 특별한 지침 없이 이뤄지기 때문에 약품소독이나 증기소독 등을 하지 않고 사용해 일부 농가에서는 배지가 오염돼 토마토 재배 시 청고병이나 시들음병에 의한 피해가 심각하며 염류집적 등에 의해 생산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으나 개선되고 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 bed
 현재 국내에서의 펄라이트 배지경 재배는 베드충진 방식을 사용하고 있으며 사용자가 배지를 임의로 섞거나 충진함으로써 재배환경이 농가마다 달라 용수와 비료의 효율적 이용도를 높이기 위한 체계적인 관리가 미흡해 표준화된 펄라이트 수경재배 기술 발전을 기대하기 곤란한 실정이다.

 이러한 국내 펄라이트 재배의 단점을 극복하고자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좀 더 시설비가 적게 들고 규격화해 재배기술이 손쉽고 노동력이 적게 들어가는 재배법인 펄라이트 자루재배법을 체계적으로 연구해 보급하는 단계에 있다.

 먼저 기존의 베드충진 재배방식과 새롭게 개발된 펄라이트 자루재배 방식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기존 농가의 펄라이트 베드충진 재배방식은 `U'자형 스티로폼 베드를 이용해 펄라이트를 충진 재배하는 방법으로, 하우스용 파이프로 받침틀을 짜서 수평을 맞춘 후 베드 설치를 하고 바닥에 반근시트와 망사를 깔고 펄라이트 배지를 입도에 따라 대립과 소립을 섞어서 충진하므로 작업이 번거롭고 과다한 시간과 경비가 많이 투입되며, 차후 배지의 교체에 악성 노동력이 많이 소요된다. 재배 후에도 식물체 뿌리를 일일이 최대한 제거해 내야 하므로 노동력이 많이 소요된다.

▲ 식재구멍
 새롭게 개발한 표준화된 펄라이트 자루재배 방식은 표준화돼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펄라이트 자루(W 340×L 1천200×H 150㎜, 용량 40ℓ)를 이용하는 재배법으로 바닥평탄작업과 배액베드 설치, 바닥 피복, 배액관 설치, 자루배치, 점적핀 설치, 양액공급기를 설치하고 정식하기까지 작업단계가 간편하며 규격화돼 있어 설치가 간편하다.

 토마토 재배 시 펄라이트 자루는 정식 전날 1시간 가량 포수한 후, 정식 직전 배액구를 뚫은 다음, 펄라이트 자루당 3개의 구멍을 내고 한 구멍마다 2그루씩 정식한다. 재식간격은 40ℓ로 하고 작기가 끝난 후는 지상부만 제거하고 소독 후 다음 작기에는 지난번 정식구 옆에 정식구를 뚫은 다음 정식한다. 3년을 사용하고 새로운 자루로 교체해준다. 자루교체 시에도 노동력이 베드방식에 비해 절감효과가 크다.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3년 간 연구한 결과를 보면 자루용량 40ℓ에서 수량이 10a당 5천944㎏으로 가장 높았으며, 펄라이트 입도별 시험한 결과 1.2~5㎜ 입도에서 10a당 7천759㎏으로 가장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존 베드식 재배와 양액관수시설비를 제외한 시설비를 비교한 결과 베드식 재배에서 10a당 600만9천 원이 소요되고 자루재배에서는 356만5천 원이 소요돼 41%의 시설비 절감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이번에 개발돼 보급되는 저비용 펄라이트 자루재배 기술은 시설재배지의 과도한 염류집적에 의한 토양오염과 선충 등 병충해에 오염돼 경작이 어려운 하우스는 초기투자비가 적게 들어가고 재배하기도 손쉬운 방법이다.

 염류의 과도한 집적이나 선충의 밀도 급증, 악성 토양전염성 병원균에 의한 토양환경 악화로 토경재배가 어려운 하우스시설에서는 간편한 자루재배 방식의 수경재배 도입으로 재배환경의 개선과 고품질의 농산물을 누구나 손쉽게 재배할 수 있다. 또한 재배관리가 어려워 수경재배에 접근하기 힘들었던 농가들도 재배법의 표준화로 인한 손쉬운 재배관리로 어떠한 작물이든 손쉽게 생산해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3지역 3농가에 0.3㏊ 시범사업으로 우선 보급하고 내년도에는 좀 더 보완된 시설로 면적과 지역을 늘려 확대 보급할 예정이다.

 농업기술원은 앞으로도 친환경 수경재배 배양액 자동 관수시스템 개발 및 과채류 고품질 안정 생산기술 등을 계속 개발해 농가에 보급할 예정이며, 농가 현장에서 보다 손쉽고 편리하게 적용 가능하며 시설비를 절감할 수 있는 기술을 꾸준히 개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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