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터널은 인천시가 신개발지역인 연수지구와 도심권을 잇는 인천 최초의 민자유치사업으로 지난 3월 개통한 기념비적인 교통시설물이다. 그런데 시가 재정부담을 덜겠다고 민자를 유치해 건설한 이 문학산터널의 통행량이 당초 예상에 크게 못미쳐 재정적자 보전을 위한 인천시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니 인천시정 난맥상의 일각을 보여주는 것 같아 안타깝다. 보도에 따르면 문학산터널은 승용차가 전체 통행 차량의 99%를 차지하면서 하루 평균 통행량이 2만2천대로 올해 목표치인 4만4천대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어 교통량 저조에 따른 초기 재정지원금으로 올해 37억원을 비롯해 내년 65억원 등 향후 5년간 적어도 300억원 상당의 재정지원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결국 시민들의 혈세로 민자투자업체의 손실을 보전해줄 수 밖에 없다고 하니 알만하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에 대한 인천시 관계자의 인식에 있다고 하겠다. 시는 문학산터널과 같은 대규모 인프라시설은 계획교통량이 충족되는 시기까지 사업을 미룰 수 없어 민자유치사업으로 추진했다고 밝히고 있다. 아울러 시가 부담해야 할 막대한 예산을 민간이 부담함으로써 초기투자분에 대한 이자와 문학IC 이용 등 시민편익 측면을 감안한다면 초기 재정지원은 불가피한 점도 있음을 이해해달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시정수행에는 티끌만한 잘못이나 시행착오가 없다는 이같은 입장에 시민들이 얼마나 수긍할지 매우 염려되는 바다.
 
이는 당초 예상했던 교통량보다 저조한 까닭에 대해 당국이 착각하거나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문학산터널은 지난 96년 착공돼 애초 99년 준공 예정이었다. 그런데 이 터널로 연결되는 도심권의 진입로가 병목현상을 보여 심각한 체증을 빚고 있어 운전자들이 터널이용을 꺼리는 점을 시관계자들은 모르고 있다면 큰 일이다. 터널만 뚫으면 무얼하는가. 주변 교통망을 제때 확충하고 정비해야 터널이 소기의 목적대로 제 구실을 할 수 있다는 점은 장삼이사도 알 일이다. 즉, 터널공사가 착수되면서부터 인천시는 터널주변 도로교통망에 대해 전반적인 검토를 거쳐 터널개통과 함께 원활한 교통흐름이 유지되도록 대비책을 세웠어야 마땅하다고 본다. 인천시는 뒤늦게 병목현상에 관심을 두고 도로 확충에 나선다고 하니 안쓰럽기만 하다. 아무튼 적자보전을 최소화하고 터널이용이 원활해질 수 있도록 인천시는 하루속히 특단의 대책을 세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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