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용 보유대수 1천600만 대를 넘어 1가구 2차량 시대로 가는 우리에게 이제 자동차는 생활필수품을 넘어 생활의 일부가 되어가는 느낌이다. 따라서 차량과 더불어 관련되는 일이 더욱 많아지고 있고 관심의 정도도 깊어지고 있다. 유가의 변동이나 세금의 변화, 신차 가격의 인상 등은 가장 많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안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신차 구입 시의 가격 부담도 크지만 더욱 부담을 느끼는 것은 차량 관리에 따른 각종 비용이 더욱 클 것이다. 각종 공과금 및 세금은 물론이고 가장 부담이 크다는 유류비도 그렇고 더욱이 차량 수리에 따른 부품과 공임은 더욱 부담을 증가시키는 요인일 것이다. 수입차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가격도 국산차에 비해 워낙 높지만 더욱 부담을 주는 것은 수리 시 부담하는 부품비와 공임으로 수입 부품 및 공임의 비용 자체가 국산차 평균 2.5배에서 8.8배까지 비싸다고 한다.
 국산차들의 유통 문화도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이 많이 보이고 있다. 자동차 애프터마켓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이 개선되고 중요도가 커지면서 이를 활용한 수익모델에 대한 관심도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전반적인 개선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 미흡한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소비자들이 불만을 가지고 있는 분야는 중고차, 정비, 부품, 튜닝, 이륜차 등으로 아직 개선의 여지가 많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가장 많은 사람들이 항상 접하고 있는 정비 분야는 피부로 느끼는 정도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소비자가 부담하는 고가의 비용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부품 및 공임에 대한 불만도 많다고 할 수 있다. 순수한 공임 자체는 선진국에 비해 저렴한 편이나 부품비에 대한 부담은 정비업소나 소비자 모두에게 부담이 되는 부분이다.

 국내의 부품비에 대한 유통구조는 매우 비합리적이고 비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선택의 여지가 없는 독과점적인 후진 구조여서 이에 대한 부담을 모두 소비자가 부담한다고 할 수 있다. 1년 된 차량이나 10년 된 차량이나 모두 새 부품을 끼고 있다는 것이고 소위 우리가 말하는 순정품을 장착한다는 것이다. 특히 보험에 의한 수리 시 모두 순정품만을 사용하고 있어 보험료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순정품만이 유통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비순정품이나 중고 재활용품이 유통될 수 있는 구조가 되지 못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얼마 전 법적으로 제도화된 ‘자원재활용법’도 일선에서는 인식조차 못하고 있을 정도이며, 중고 재활용품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도 좋지 못한 실정이다. 순정품이라는 용어도 법적 용어는 아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최고의 품질을 보장한다는 인식이 매우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순정품은 양산차에 탑재된 부품과 동일한 부품이라는 뜻이며, 자동차 메이커가 인정한 부품이라는 것이다. 꼭 최고가 아닌 양질의 부품이라는 것이다. 메이커가 인정한 만큼 부품값도 고가이고 품질도 좋다고 할 수 있다. 선진 외국에서도 자사의 자동차에 대한 애프터서비스 등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순정품’의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선진 외국에서는 순정품만이 아닌 여러 가지 인증된 부품이 사용되고 있고 소비자들은 마음대로 고를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높다는 것이다. 가격도 차이가 많고 보증기간도 다르며, 각자의 차량에 맞는 부품을 골라 탑재할 수가 있다. 약 7년 된 중고차에는 2~3년 된 중고 재활용품을 바꾸고 순정품 가격과의 차이를 보험료 인하라는 혜택으로 소비자에게 돌아온다는 것이다. 더욱이 정부 차원의 인증기관이 있어 시장에 나오는 각종 부품에 대한 품질인증과 보증을 해주고 소비자는 마음 놓고 다양한 품목을 자유스럽게 고를 수 있는 권리를 누린다고 할 수 있다.

 우리에게도 이 같은 선진 제도적 정착은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본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건설교통부에서도 처음으로 부품자기인증제 도입을 위한 법안을 제출해놓고 있고 현재 심사 중이나 도입이 불투명한 실정이다. 이 제도 자체는 아직 선진형과 차이가 있는 미완성 제품이라고 할 수 있으나 선진형을 위한 첫 걸음임에는 틀림이 없다. 현재는 반대하는 기업이나 단체가 있어 도입이 불투명하나 전체적인 흐름은 막을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했으면 한다. 앞으로 질적으로 통과된 다양한 종류의 부품이 시장에서 유통될 수 있도록 산·학·연·관 모두 노력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단기적인 수익에 매달리기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크게 보는 시각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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